매년 인구가 늘어나면 지구의 무게도 늘어날까? 인구가 늘어난다고 지구의 무게는 늘지 않는다. 이것은 인류사회만 생각한다면 순증가로 보여 몸무게만큼이나 지구의 무게는 늘어나야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변화가 없다. 다만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다. 지구에서 에너지 대순환이 이루어지고 인류도 변함없이 그러한 순환 과정에 포함된다. 지구라는 유기체 속 구성원이 인류라는 종의 발견이다.

▲ 민성욱 박사
지구가 탄생한 건 보통 45억 5,000만 년 전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로부터 5억 5,000만 년 이후부터 지구에 원시 생명이 탄생했다. 원시 생명이 탄생하고 다시 수십억 년 동안 지구에는 단세포 생물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등장한 동물은 복잡한 형태를 취하게 된다. 세포가 새로운 3차원 구조를 조직하여 이동과 식사, 소화 같은 역할에 복잡한 다세포를 가진 생물인 동물이 탄생한 것이다.

단세포 생물은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을 의미한다. 반면, 다세포 생물은 그야말로 다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을 의미하는데, 중요한 점은, 그들의 세포는 같은 기능을 하는 세포들끼리 집단을 이루며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한다. 예를 들어, 신경세포, 간세포, 혈액세포 등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단세포 생물은 대표적인 예로, 아메바, 짚신벌레, 유글레나, 박테리아 등을 들 수 있고, 다세포생물에는 식물과 동물이 있다. 그럼 여기서, 이 두 생물 중 한 쪽이 살아가는 데 더 유리할까? 다세포 생물은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유리하다. 그렇다면 다세포 생물은 어떻게 탄생한 것인가? 단세포 생물이 각기 있을 때는 약할 수밖에 없다. 정어리처럼 약자들이 강자들과 맞서 이기려면 뭉칠 수밖에 없듯이 처음에 단순히 세포들이 모여 세포 덩어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덩치만 커졌지 좋을 것이 없었다. 서로 똑같은 세포들이 각자 움직이고자 하니 대혼란이 일어났다. 이러한 혼란을 막고 여러 세포가 모여 각 세포의 공동 목적인 생존을 하기 위하여 조정 및 통제기능이 필요했다. 이렇듯 다세포 생물에서 세포의 공동 목적인 생존을 위해 특정 세포가 조정 역할을 하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뇌가 출현한 배경이다. 따라서 뇌의 존립 이유와 목적은 홍익에 있었다. 결국 뇌를 잘 쓰려면 존립 목적에 충실하게 홍익을 해야 한다.

인류의 진화과정 - 현생 인류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

최초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500~100만 년 전에 존재했다. 화석 표본을 보면 두 발로 걸었다는 것을 골반의 모양을 보고 증명하였다고 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약 180~30만 년 전에 살았고, 화석인류라고 하며 아프리카에서 시작하여 아시아와 유럽까지 삶의 영토를 넓혔다. 북경원인, 하이델베르크인이 이에 포함된다.
호모 사피엔스는 석기시대의 화석인류인데, 약 20~3만 년 전에 존재하였다. 남극이나 북극 등의 빙하지역에서도 살았다고 전한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3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인류를 총칭한다. 상동인, 크로마뇽인, 그리말디인 등이 있다. 1868년 프랑스에서 크로마뇽 지방에서 화석이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졌고, 현재의 유럽인과 굉장히 흡사하다.

큰 엉덩이 돌연변이가 역사를 바꿨다.

지구에서 가장 늦게 나타나 가장 빨리 번성한 종이 '인류'이다. 우리 인류가 혹독한 자연에서 살아남고 종으로서 번성하게 된 것은 '돌연변이' 때문이다. 문명을 일으키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 우리의 몸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360만 년 전, 유인원 중 하나가 두 발로 걷기 시작했다. 두 발로 걷기의 비결은 바로 인간의 큰 엉덩이 근육이다. 이러한 엉덩이 근육은 몸의 상반신을 안정시킨다. 돌연변이로 인한 엉덩이 크기의 변화가 두 발 걷기의 원동력이었음을 보여 준다. 그 덕분에 인간은 한낮에도 사냥하고 땀을 흘려 체온을 낮췄다. 지방 가득한 엉덩이는 체온을 낮추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두 발로 걷게 되자 인간은 두 손의 자유를 얻었고 발성 기관의 변화로 목소리가 나왔다. 이렇듯 큰 엉덩이 돌연변이는 인간이라는 종의 출발을 알린 거대한 변화였다.

전분 분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류는 거대한 문명의 주인이 되었다.

1만 년 전 누군가의 입속에 갑자기 나타난 전분 분해 유전자가 아밀라아제를 만든다. 이것은 대부분 육식동물에게는 없는 유전자이다. 이 돌연변이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게 바로 '농업혁명'이다. 농업으로 사회의 틀과 제도가 만들어지고 국가가 탄생했다. 따라서, 전분 분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류는 거대한 문명의 주인이 되었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우리 몸에 생긴 돌연변이가 지구의 역사를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지구 역사를 바꾼 인류는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사회로 진입하였고 과학 문명을 탄생시켰다. 이제는 정보혁명의 시대로 정보의 가치가 인류의 삶을 바꾸어 놓았고 지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제 다시 뇌의 존립 이유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중심가치를 지구에 두고 지구를 살려야만 우리 인류의 역사가 존속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며, 역사 속에 잠자는 자는 역사를 존속시킬 수 없다. 끊임없이 역사를 일깨워야 한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하듯 그렇게 우리 역사를 맞이해야 한다. 그러면 역사는 분명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답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