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15~29세) 실업률이 올해 1월을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청년 실업률은 9.5%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2000년 1월(11.0%) 이후 가장 높았다.

게다가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정규직 고용인원을 살펴보면 48.08%가 비정규직이었다. 청년층은 비정규직 비율이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에 성공해도 안정적인 직장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스트레스

한 때 '3포(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불리던 청년들은 어느새 '7포(내 집, 인간관계, 희망, 꿈도 포기한) 세대'가 되어버렸다. 취업을 통해 경제 주체로 독립하지 못한 청년들은 어느새 '포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학업성취도 1위, 대학진학률 1위…하지만 '흙수저'에 갇혀버린 청년의 희망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15세 학생들은 수학, 과학, 읽기 등의 과목에서 언제나 1, 2위를 한다. 지난해 공개된 'OECD 직업역량 전망 2015'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업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우리나라 청년들(25~34세)의 비율이 67.1%로 1위를 차지했다. OECD 평균(42.7%)보다 무려 25%포인트나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구 상 가장 똑똑한 10대들이 자라나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나 경쟁과 성공이라는 획일적인 굴레, 주변의 기대와 평판이 중요한 이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탈조선(지옥과 같은 '헬'조선을 탈출하는 것)'을 꿈꾸는 청년으로 성장하고 있다.

금 심은 데 금 나고, 흙 심은 데 흙 난다는 '수저 계급론'이 오늘날 우리 세태를 대변한다. 부자 부모 밑에 부자 자식이 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요즘 청소년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재벌 2세가 되고 싶은데 부모님이 노력을 안 하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겠는가. 개천에서는 용이 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교육의 패러다임, 나아가 삶을 마주하는 태도의 변화가 사회 전반에 요구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운영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 주요대학에서는 대학 입학 전, 혹은 대학 과정 중 갭이어(Gap Year)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지역 사회 활동을 진행한다. 핀란드에서는 직업체험, 여행, 캠프와 같은 체험 교실을 통한 자아 성찰을 권장한다.

우리에게도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성적이 좋다고 해서 행복한 인생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부모의 경제력만을 탓하며 청춘을 허송세월할 수도 없다. 단순 암기와 무분별한 지식습득만으로는 급변하는 이 세상에 적응해낼 수 없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있다. 한 사람이 평생 7~10가지의 직업을 갖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라는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 그리고 정보와 환경을 나와 세상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줄 아는 창조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