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관련 역사나 고지도에 관해 한·일 간 이미 많은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잊혀지면서 매번 새로운 지도를 발견 또는 발굴하고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사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전에 어떤 지도를 발굴하고 어떤 연구를 해왔는지를  한 번 되짚어 보는 일이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지도를 발굴하여 새로운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다. "

 독도 관련 일본 고지도에 관해 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독도교육연수원 정영미 교수의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일본이 독도 관련 도발을 할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는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하는 일본 고지도 발견"과 같은 기사가 보도된다.  하지만 독도 관련 전문 연구자의 눈으로 보면 이미 다 알려진 일본 고지도를 새로 발견한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론이 소개하는 독도 관련 일본 고지도는 일본의 오키 섬 서북쪽 바다(동해)에 다케시마와 마쓰시마라는 이름의 섬을 표기한 형태의 지도로 '다케시마·마쓰시마 지도'로 통칭되는 것이다. 일본에는 이런 ‘다케시마·마쓰시마 지도’가 많이 남아 있다.

정 교수는 다케시마와 마쓰시마라는 명칭이 가리키는 지리적 실체가 일관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크게 두 가지 계통으로 분류되는데,  하나는 지리적 실체가 울릉도와 독도인 지도로 그 중에는 두 섬을 ‘조선의 것’이라고 기록한 지도들이 있다. 또 하나는 지리적 실체가 모두 울릉도인 지도가 있다.

 에도시대에 제작된 지도는 주로 전자에 속하고 19세기 중엽에 대량 제작된 지도는 후자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기사나 보도는 전자·후자 관계없이 모두 전자의 다케시마·마쓰시마 지도 계통, 특히 '조선의 것'이란 기록이 있는 지도 계통으로 해석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해석은  전자가 가진 독도 영토주권 근거 자료로서의 증거 능력까지 손상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정 교수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일본 고지도 속의 독도"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18일 오후 2시부터 일반인과 대학생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원 정영미 교수

  일본고지도의 내용을 자의적으로 잘못 해석하여 우리의 독도 영토주권에 대한 근거자료로서의 증거 능력까지 손상시키지 않도록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방법을 제시한다.

정영미 교수는  일본 동경외국어대학교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바른역사기획단 연구원 (2005.5~2006.8)을 거쳐 2005년부터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울릉도·독도 사수실록-안용복의 역사행적을 찾아서-』(공저, 2007) 『독도문제의 학제적 연구』(공저, 2009) , 『근대 이행기의 한일 경계와 인식에 대한 연구』(공저, 2012) 『일본은 독도를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2015)가 있다. 
일본 문헌 번역서로『독도논문번역선 1』(공역, 2005), 『독도논문번역선 2』(공역, 2005) /『독도자료집 2-죽도고증-』(2006), 『竹島考 上下』(공역, 2010) /『독도관계 일본 고문서 1』(2014)이 있다.

이 강연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제11회 영토영해강연으로 열린다. 9일(수)부터 17일(목) 오후 6시까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http://www.nl.go.kr/) ‘공지사항’란에서 수강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무료. 

문의: 02-59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