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발표한 ‘미래고용보고서’로 떠들썩합니다. 앞으로 5년 내 전 세계에서 일자리가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올해의 주제가 ‘4차 산업혁명의 이해’입니다. 그동안 증기기관 발명 등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과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2차 산업혁명에 이어 PC와 인터넷을 통한 생산성 도약을 이룬 3차 혁명이 가져온 변화는 놀랄만합니다. 그러나 앞의 혁명들이 ‘파도’로 비유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쓰나미’입니다.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유비쿼터스, 3D 프린터 등이 산업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꾸준히 제기됐던 것입니다. 서점에 가보면 미래의 트렌드를 담은 책들이 매년 출간되고 있습니다. 생활의 변화로도 체감됩니다. 지금은 일상적으로 스마트폰이 나온 지도 10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정보전달이 실시간으로 이뤄집니다. 이렇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방식대로 살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교육계입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이들을 공부만 시키고 있습니다. 오래전 한국을 방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경고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부모와 학생들이죠.
 
한 나무꾼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톱으로 나무를 베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얼마 동안 나무를 베었습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나무꾼은 지친 표정으로 “다섯 시간째 톱질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서 톱날을 가는 게 어떤가요? 그러면 일이 훨씬 빨라질 텐데요”라고 제안했더니, 나무꾼은 “내겐 톱날을 갈만한 시간이 없어요. 톱질하는데 너무 바쁘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나무꾼은 학교와 학원에 다니느라 바쁜 우리나라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그렇게 살도록 길러졌으니깐요. 공교육에 다니다가 벤자민인성영재학교라는 1년 과정 미래형 대안학교에 입학하고 당황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학생들은 24시간이 자유로워서 즐거웠다가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동안 주어진 매뉴얼대로 살다가 본인이 직접 해보려니 이거 만만하지가 않은 거죠. 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점차 적응하고 스스로 의지를 낸다. 그 시간 또한 본인이 훈련하는 기간”이라며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나무꾼처럼 살겠다는 사람들을 말릴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인생이니깐 요.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기만의 무기’를 찾을 것입니다. 그러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세상의 변화를 서핑하듯이 탈 수 있겠지요. 10년 후의 미래가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