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감행한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핵폭탄으로는 38선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남북한 통일은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반만년 역사 속에서 한민족 통일의 길을 찾아야 한다.”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은 지난 12일 국학원 국민강좌에서 한국인의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는 통일에 대해 고조선, 고구려, 통일신라 등 우리 역사의 통일유형을 살펴보고 그 의미에 대해 강의했다.

2016년 처음 열린 제150회 국민강좌는 '반만년 역사에서 찾아보는 한민족 통일의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주제로 심백강 원장을 초청해 개최했다.

▲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약 70년간 숨 가쁘게 살아왔다. 2차 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 유일의 국가로 전 세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자살률, 이혼율 세계 1위라는 아픔이 있다.

심 원장은 우리나라가 현재 가지고 있는 ‘시무(時務, 그 시대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일)’로 ‘산업화·민주화의 성숙’과 ‘남북통일을 통한 화합’을 꼽았다.

“자연에는 춘하추동(春夏秋冬), 인간에게는 유청장노(乳淸長老)가 있다. 모든 만물이 봄에 태어나 여름에 성장하고 가을에 성숙해져 성숙한 열매를 맺듯이, 인간에게도 성장과 성숙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현재 산업화라는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산업화 하는데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듯 하루아침에 성숙하는 건 아니다. 성숙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 국학원 제150회 국민강좌에서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이 '반만년 역사를 통해 찾아보는 한민족 통일의 바람직한 모델'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또한, 심 원장은 현재 한국인들의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는 바른 역사 정립과 한민족 평화통일의 모델로 고조선을 모델로 제시했다.

“고조선은 영토를 통일한 후, 민족(九夷)의 융합을 이루어 2천 년 동안 평화롭게 왕조를 이어온 나라였다. 고조선이 이처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건국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 ‘홍익민족, 이화국가’가 아니었다. 민족을 넘어 인류의 번영, 국가를 넘어 세계의 평화를 추구하는 위대한 국가 이념이 있었기에 구이(九夷)로 갈라졌던 민족은 자연히 융합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고조선은 성숙한 사회, 화합된 사회였다.”

당시 고조선은 도적이나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바깥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한다. 인근 국가에서는 고조선을 ‘대동(大同) 사회’라 칭했다. 크게 하나의 정신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심백강 원장은 성숙했던 고조선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동 사회’를 만들어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심백강 원장은 연변대학 대학원 역사학 박사, 중국 연변대학교 연구교수, 타이완 중국문화대학교 객원연구원을 거치면서 '주례', ‘사고전서(四庫全書), '조선왕조실록' 등 국내외 문헌자료와 고고학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상고사를 고증했다. 이를 통해 한민족의 뿌리를 체계적으로 밝히는 노력과 성과를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국학원이 주최하고 서울국학원이 주관하는 국민강좌는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저녁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개최한다. 다음 국민강좌는 설명절 연휴관계로 셋째주 화요일인 2월 16일, 문성묵 전 군사회담 대표를 초청해 '남북 군사회담을 통한 경험과 교훈'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