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지리지(地理誌)의 나라다. 조선만큼 지리서를 많이 펴낸 국가도 없다.

일본이 독도에 관한 야욕을 드러낼 때마다 울려 퍼지는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 이 노래 가사에는 '세종실록지리지 오십 페이지 셋째 줄'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노래 덕분에 '세종실록지리지'를 우리 모두  잘 알게 되었다. 이 '세종실록지리지'를 포함하여 조선에서 편찬된 지리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 『신증동국여지승람』(25책). 전 세계에 내놓아도 가장 훌륭한 지리지 중의 하나로 인정받을 우리나라 최고의 전국 지리지다. 1481년에 50권의 분량으로 편찬된 후 세 번의 증보와 교정을 거쳐 1530년에 55권 25책으로 완성되었다. 1531년에 글자는 금속활자로, 지도는 목판으로 간행되었고, 1611년에 글자와 지도 모두 목판으로 간행 하여 배포하였다. <사진=국립중앙도서관>

 국토 전체를 동일한 항목과 서술 방식으로 편찬한 전국 지리지는 중앙집권국가에서만 발달하는 고문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앙집권국가는 익숙하지만 세계문명에서는 다수가 아니라 소수의 국가형태였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중앙집권국가를 이룬 적이 한 번도 없으며, 그래서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같은 전국 지리지는 편찬된 적이 거의 없다.

▲ 『대동지지』(15책).『대동여지도』로 유명한 김정호가 마지막으로 편찬하다 미완성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 전국 지리지다. 김정호는『대동지지』(15책) 뿐만 아니라『동여편고』 (2책),『동여도지』(20책),『여도비지』(20책)를 남기는 등 우리나라 최고의 지도 제작자이자 지리지 편찬자였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

조선은 중앙정부가 전국 약 330개의 모든 고을에 지방관을 파견하여 다스린 철저한 중앙집권국가였기 때문에 세계문명사에서 전국 지리지가 가장 발달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지리지의 나라, 조선’을 주제로 4월 30일(토)까지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2016년 병신년 첫 고문헌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 세계에 내놓아도 가장 훌륭한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금속활자본, 목판본, 필사본 등 3종 52책을 비롯하여 총 30종 250책의 조선시대 지리지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에서 편찬된 다양한 지리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와 종류별로 구분하여 ‘지리지의 나라 조선’의 새로운 모습을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자세한 전시목록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의 '소통·참여>전시행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nl.go.kr/nl/commu/libnews/exhibition_list.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