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즈음, 제주에서 한국과 일본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2월 26일부터 4박 5일간 '한일 글로벌 인성영재캠프(이하 캠프)'에 참가한 양국 학생들(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한국 재학생 및 일본 예비학생)은 나라와 언어를 초월하며 몸소 평화를 체험했다. 이날 캠프에 참여한 일본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제주 한일 글로벌 인성영재캠프에 참가한 요시무라 아이세이 군

요시무라 아이세이 군(만15)은 도쿄대 입학을 목표로 할 만큼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다. 교수인 아버지처럼 자신 역시 교수가 되어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는 것이 꿈이다. 아이세이 군은 이번 캠프를 통해 한국을 긍정적으로 느꼈으며, 인성의 중요성 또한 깨달았다고 한다.

- 캠프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부모님의 권유로 한일 글로벌 인성영재캠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 나는 내 의견을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 모습을 개선하고 싶었다.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과 감각을 키우고 싶어서 참가했다.

- 언어도 문화도 낯선 타국에서 한국 친구들과 함께 캠프를 받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일본 사회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왠지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도 참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본과 다른 한국 친구들의 활발한 분위기에 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고, 내가 이야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통하면서 친해졌다.

- 캠프 받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제주 올레길을 순방하면서 함께 춤도 추고 뮤직비디오도 만들던 포스트 게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내가 낸 아이디어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자유로운 분위기도 좋았다. 함께 점프하는 사진을 찍을 때는 서로 마음 맞춰 뛰면서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지구경영선언문 낭독 때 일본 대표로 앞에서 발표했는데, 선서하면서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좀 더 뚜렷하게 마음으로 느껴졌다.

- 이번 캠프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한 점이 있다면?
흔히 공부를 잘하면 훌륭한 학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번 캠프를 받으면서 공부뿐 아니라 마음 쓰는 법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넓고 따뜻하다던가, 표정이 밝다던가 그런 모든 부분이 다 인성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환한 분위기 속에서 친구들과 지내면서 마음도 밝아지고 생각도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말은 다르지만 서로 이야기하면서 상대를 알려고 노력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