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비교해서 내 꿈을 포기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계속 노력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요즘에는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릴 만큼 하루 10시간 이상씩 그림만 그려요."

지난 28일, 경기도 성남시청 공감갤러리에서 만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경기남부학습관 김휘영 군(19)은 '그림 전시'라는 오랜 꿈을 이루어서인지 한껏 들떠 있었다.

벤자민학교 경기남부·북부·인천학습관 6명의 학생들은 지난 28일부터 1월 3일까지 경기도 성남시청 2층 공감갤러리에서 꿈을 주제로 '활개' 전시를 개최했다. 김 군은 이번 전시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슈퍼히어로와 꿈 속에 등장하던 사람들을 일러스트와 캔버스에 담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남부학습관 김휘영 군(19)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리는 형과 늘 비교했어요. 누가 비교 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형이 하는 걸 보며 나는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이 없어지면서 결국 미술을 포기했습니다."

휘영 군은 과거의 자신에 대해 앞에 나서면 위축되고 생각과 계획만 세우는 학생이었다고 평가했다. 어머니의 소개로 벤자민학교를 알게 되었지만, 고3을 앞두고 새로운 선택을 하기에는 많이 망설여졌다. 그런 휘영 군은 지난해 12월 벤자민학교 1기들이 서울 종로구 뫼비우스 갤러리에서 개최한 전시회를 보면서 다시 미술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벤자민학교 졸업 전까지 꼭 전시회를 열겠다고 비전을 세웠습니다. 일부러 학원도 가지 않았어요. 또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자신감을 잃어 내 안에 있는 창의성이 사라질까 봐서요."

▲ 김휘영 군의 작품. 왼쪽부터 어릴 적 꿈인 영웅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마블히어로'와 꿈에서 본 남자를 외로움과 고독으로 담아낸 그림인 '혼자남은 사탕나무'.

김 군은 학교 입학 후, 웹툰 작가를 멘토로 만나 다양한 미술 세계에 눈을 떴다. 최근 휘영 군이 쓴 캘리그라피 작품은 경북대학교 수의학과 대표 마크로 선정돼 1년간 쓰일 예정이다. 휘영 군은 이번 전시에서 유화, 일러스트 등 다양하게 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그림뿐만 아니라 켈리그라피,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 계속 도전하려고 합니다. 역사에 이름이 남은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 김휘영 군이 디자인한 이 작품은 경북대학교 수의학과 로고로 1년간 쓰일 예정이다.(김휘영 군 제공)

휘영 군의 어머니 신은화 씨는 벤자민학교에서 꿈에 대한 확신이 생긴 아들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신 씨는 "벤자민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휘영이가 미술을 좋아했지만 혹시 뚜렷이 원하는 일이 없어 그림이라는 도피처를 찾은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휘영이가 '엄마 나 이제 그림 그리는 게 너무 좋아'라고 말하는데 정말 기뻤어요. 어른조차도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데 10대인 아들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이 벤자민학교에서 가장 크게 얻은 보물인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