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지구시민캠프에서 친구들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부산학습관 전지훈 양 (사진 왼쪽 아래)

‘이번에는 정말 나를 바꿔보자!’

제주도로 향하면서 나는 이렇게 다짐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교육과정 중 하나인 지구시민캠프를 통해 적어도 한 가지는 바꾸고 오자는 마음이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무슨 일이든 “싫어” “안 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또한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격이 되었다. 바뀌고 싶었다.

변화는 9박 10일동안 진행된 캠프의 일정 곳곳에서 일어났다. 첫 번째 변화는 인간관계였다.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말하는 것도 싫어했다. 이끌기보다는 뒤로 빠져있는 쪽이었다. 그런데 ‘변화’를 다짐하고 온 제주도였던 만큼, 캠프 첫 날 손을 번쩍 들고 자진해서 조장이 되겠다고 했다.

예전에는 ‘리더’라 하면 사람들을 끌어 당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국 각지에서 모인 벤자민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리더는 다른 사람을 챙기고 뒷받침해주는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뭘 하든 항상 내가 우선이었는데, 나보다 같은 조의 친구들을 챙기고 감정을 조절해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두 번째 변화는 만남을 통해 이뤄졌다. 제주도 노인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안마해 드리고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러브핸즈(love hands) 봉사활동, 그리고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제주 영송학교 봉사활동을 하였다.

예전에 일반 학교를 다닐 때는 내신에 들어가는 시간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충하고 억지로 했다. 그런데 제주도를 손수 일구어 오신 어르신들의 옛 이야기도 듣고 업어드리고 함께 손잡고 춤도 추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영송학교에서는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일 테니 내가 사랑을 많이 주고 와야지’라고 마음 먹고 갔다가, 도리어 내가 그 아이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짜 봉사를 하면서 편견을 넘어 함께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세 번째 변화는 제주도에서 진행한 거문오름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졌다. 거문오름은 가장 높은 오름으로, 화산이 터져 용암이 바다까지 약 14km를 흘러가면서 5개의 아름다운 굴을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탐방하면서 세계자연유산의 아름다움을 잘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것을 느꼈다.

제주도라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나를 만났다. 시도도 하지 않았던 나, 부정적이었던 나, 이기적이었던 나를 버리고, 무엇이든 ‘일단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 자연유산을 지키고 계승하는 책임감도 갖게 되었다. 


[기고]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부산학습관 전지훈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