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8일부터 1월 3일까지 성남시청 2층 공감갤러리에서 열리는 '활개' 전시. 사진 하단에 왼쪽부터 김휘영 군의 일러스트 작품과 김라희 양의 민화 그림.

학교 밖 세상에서 꿈을 찾는 국내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지난 28일부터 1월 3일까지 경기도 성남시청 2층 공감갤러리에서 '활개'라는 주제로 콜라보 전시를 열었다.

벤자민학교 경기남부학습관 오지혜, 김휘영, 위의진 학생과 경기북부학습관 김라희, 인천학습관 이다정, 이재훈 등 6명의 학생들은 그림, 사진, 캘리그라피(손글씨), 설치 예술 등 다양한 작품으로 콜라보 전시를 기획했다.

▲ '활개' 전시 프로젝트팀. 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라희, 오지혜, 위의진, 김휘영, 이재훈, 이다정 학생.

이번 전시의 제목은 두 팔 혹은 두 날개를 뜻하는 ‘활개’로 벤자민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날개를 펴게 된 학생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학생들은 전시에서 벤자민학교에서 자기주도적 뇌활용 체험학습을 하며 발견한 다양한 재능과 창의성을 ‘꿈’이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작품으로 선보였다.

호랑이나 잉어와 같이 태몽 속 동물을 민화로 그리거나, 어린 시절 꿈이었던 수퍼히어로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또 매일 꿈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자신의 책상을 설치 미술로 전시하거나, 꿈에 대한 명언을 정성을 담아 손글씨로 표현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남부·북부·인천학습관 6명의 학생들이 기획한 '활개' 전시 포스터

지난 28일, 이번 ‘활개’ 전시의 총기획자인 오지혜 양(18)을 갤러리에서 만나 전시 기획과 준비과정에 대해 들어 보았다.

“벤자민학교는 학생마다 자기계발 활동으로 ‘벤자민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저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뫼비우스 갤러리에서 열린 벤자민학교 1기들의 전시를 보고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1기 선배들처럼 벤자민 프로젝트로 꼭 그림 전시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죠.”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남부학습관 오지혜 양(18).

지혜 양은 학교 입학 후 피자가게, 한식당, 논술학원에서 5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부모님 도움 없이 용돈과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재료비를 충당했다. 애니메이션을 하는 멘토님을 만나 어떤 그림을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 4월 학교 중앙워크숍 때 만난 벤자민학교 학생 중 그림이나 사진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 프로젝트팀 ‘활개’를 구성했다.

“저도 꿈을 찾고 싶어 벤자민학교에 입학했지만, 학교에서는 워낙 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친구들 모두 ‘꿈’을 주제로 전시해 보자고 자연스럽게 진행됐어요.”

전시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멘토를 통해 성남시청에서 갤러리를 무료로 대관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난 9월 아침 7시부터 줄을 서서 전시 장소를 빌렸다. 전시 전날에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전시 물품을 도둑맞기도 하고, 작품에 물을 흘려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


벤자민학교에서 다시 찾은 꿈 이제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

'21cm'이라는 작품은 지혜 양이 그림이라는 꿈을 가지고 중학교 때부터 습작한 노트를 모아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중학교 1학년부터 쓴 노트들의 높이는 어느덧 21cm로 자라났고, 그 꿈의 크기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 오지혜 양의 작품 '21cm'. 꿈을 시작한 중학교 1학년부터 21cm로 자라난 꿈의 크기를 표현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할 수가 없었어요.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캐릭터 디자인을 배우려고 했는데 기대했던 동아리는 없어지고 어느새 회계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는 저를 발견하고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방황하던 지혜 양에게 벤자민학교는 다시 꿈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용기를 불어 넣어준 곳이다.

“꿈을 포기하려고 했으나 벤자민학교 들어와서 꿈을 다시 찾고 이루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시도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하고 꿈을 포기하려는 친구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 또래 친구들을 대상으로 멘토 특강과 상담을 많이 하고 있어요.”

누구보다 자신의 꿈에 대해 간절했던 지혜 양은 힘들고 어려웠지만 자신의 꿈이었던 ‘그림 전시’를 마침내 이루며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