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동구 신암선열공원(사진=윤한주 기자)

국내 유일의 애국지사묘지공원이라고 한다. 대구시장이 취임하면 첫 번째로 참배하는 장소이다. 삼일절과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에는 기념식도 거행한다. 대구의 혼을 찾는 코스로 신암선열공원(新岩先烈公園)를 택한 이유다.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하는 신암선열공원은 전시관도 없고 위패를 모신 단충각(丹忠閣)과 52위의 대구출신 애국선열 묘역이 전부다. 
 
면적 3만 6천800㎡ 규모의 신암선열공원은 대명동 시립공원에 있다가 1955년 대구대학교가 들어서자 이곳으로 오게 됐다. 묘지성역화사업으로 1987년 3월 1일 선열공원으로 조성됐다. 관리실에서 대구시청 공무원이 나와서 하는 말이 24시간 열어놓고 있고 하루에 300~500명씩 방문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단청각에서 향을 피우고 참배했다. 묘지를 보면서 올해가 나라를 되찾은 지 70년이라고 하지만 왜 조선은 망했는가 돌아본다. 독립운동가 신규식(申圭植, 1880~1922)은 <한국혼(韓國魂)>에서 “우리나라가 망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 죽음으로써 이다”라며 “우리들의 마음은 곧 대한의 혼”이라고 말했다. 혼을 살려야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곧 역사교육이고 인성교육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반복된다”는 말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유일의 애국지사묘지공원인 신암선열공원이다(사진=윤한주 기자)
 
이어 망우당공원으로 이동했다. 조일전쟁에서 왜적을 무찌른 홍의장군 곽재우(郭再祐)의 공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곳이다. 공원의 이름은 그의 호인 망우당(忘憂堂)에서 따왔다. 근처에는 대구경북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눈에 띈다. 1945년 광복을 의미하는 45m로 조성됐다. 광복회원과 대구경북 시민의 모금으로 2006년 준공했다. 국가수호의 상징으로서 세계인 앞에 자주독립정신을 표방하겠다는 건립취지를 돌에 새겼다. 그 뒤편으로 ‘아침 해가 비치는 곳’ 혹은 ‘조선의 빛’이라는 뜻을 담은 조양회관(朝陽會館)이 자리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서상일(徐相日, 1886~1962)이 대구지역 청소년과 민중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정신적 계몽을 펼치기 위해 건설한 근대교육의 산실이다. 1922년 4월 착공해 10월 준공한 지하 1층, 지상 2층의 전체 연면적 837.1㎡ 건물로 등록문화재 제4호로 지정됐다. 당시 대구의 근대건축물 설계는 외국(교)인 선교사들이 하는 것에 반해 한국인(윤학기)이 설계한 점을 특징으로 꼽는다. 대구 달성공원 앞에 있던 조양회관은 1983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서 복원했다. 
 
▲ 독립운동가 서상일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정신적 계몽을 펼치기 위해 조양회관을 세웠다(사진=윤한주 기자)
 
1층 전시관 왼쪽엔 광복회 대구지부 사무실이었다. 오상균 사무국장(62)이 전시관을 안내했다. 오 국장은 광복회 지부 중에서 조양회관처럼 독립운동건물을 사무실로 쓰는 것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경북 의성에서 동지를 모아서 만주조선독립군에 합류한 남파(湳波) 오기수(1892~1959)의 후손이다. 오기수는 경북 의성 출신으로 3·1독립운동 이후 있는 동지들을 규합하여 만주(滿洲)로 건너가 항일활동을 펼 것을 계획했지만 일경에 붙잡혀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형을 언도받고 옥고를 치렀다. 출감한 후에도 독립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1920년 상해 임시정부를 지원하고 대구 친일 한일관리들을 처단하기 위해 폭탄을 밀반입하려다가 일경에 또 붙잡혀 옥고를 치렀다. 영화 <암살(Assassination, 2015)>에서 폭탄전문가로 나왔던 황덕삼(최덕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오 국장은 마치 조부의 가족을 소개하듯이 대구경북 독립운동가를 소개했다. 한 여성독립운동가 사진 앞에 섰다.
 
“우리나라는 여성독립운동가라고 하면 유관순 열사를 떠올립니다. 독립장을 받으셨죠. 여기 남자현 여사는 대통령장을 받으신 분입니다. 영화 암살에 나오는 안윤옥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남 여사는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순국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서는 2013년도에 기획으로 소개한 바 있다. (바로가기 클릭)
 
조양회관 1층부터 2층까지 곳곳에 독립운동 전시물을 세워놓았다.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방문자에게 한 가지라도 더 역사교육을 전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대구광복회 덕분에 대구의 혼은 살아있다. 이제 대구의 대표적인 항일운동단체, 조선국권회복단을 만나보자. 이 단체는 단군을 정신적 구심으로 추대했다.(=계속)
 
■ 대구 신암선열공원과 망우당공원 찾아가는 방법
 
1. 대구 동구 신암선열공원 (바로가기 클릭)
 
동대구역에서 버스를 타면 4분 걸리고 동구청에서 내려서 동서시장 안 골목으로 20분 걸으면 신암5동 사무소를 지나 대구정보관광고등학교 뒤편이다.
 
2. 대구 동구 망우당공원 (바로가기 클릭)
 
동대구역에서 시내버스(55번/156번 808번 등)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