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용기 있는 도전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다니는 김동현(17) 군이 지난 11월 28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전남학습관이 개최한 벤자민인성영재페스티벌에서 사진전시회를 했다. 고교 1년생의 도전, 고등학생이 용기 있게 시도한 첫 전시회였다. 김동현의 첫 번째 사진전 “싸구려”.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물건, 일상의 싸구려를 사진으로 담았다. 이 사진전이 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진 경력의 시작은 사진전을 연 후부터라는 말이 있다. 나는 페스티벌을 통해 사진전을 했고 이제 초보를 넘어 중급단계에 들어섰다." 사진작가를 꿈꾸는 김동현 군은 이렇게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꿈을 찾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전남학습관 김동현 군은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촬영해 '싸구려'라는 제목으로 11월28일 벤자민인성페스티벌에서 사진전시회를 열었다.

청각 장애가 있는 김 군은 중학교 다닐 때 학습을 게을리했다. 지식 자체가 유용하지 않아보기도 했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무작정 외운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책에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뛰어난 지식이 가득했다. 친구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게 느껴져서 친구가 없었다. 혼자서 책을 보거나 노는 게 익숙해졌다.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혼자서는 잘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 김 군에게 모친이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권했다. 어머니가 지인에게 소개받고 김 군에게 홍보물을 주었다. 김 군은 올 3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다. 학교 워크숍을 다녀오고 오프라인 수업, 온라인 수업, 직업체험, 아르바이트를 했다. 특히 인상적인 건 10월에 참가한 '지구시민캠프'였다. 9박 10일 동안 제주도에서 머물면서 좋은 강의를 듣고 다양한 체험을 했다.
김 군은 학우들과 함께 팀 프로젝트로 만장동굴과 거문오름을 견학한 뒤에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글날 프로젝트로 관광객 20명에게 우리말을 알렸다.
“재미없는 주제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지 서로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고, 한글날 프로젝트는 학생 몇 명이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했을 뿐인데 관광객 20명에게 성공적으로 한글을 알리는 걸 보니, 좋은 일을 제대로 하면 어떤 효과가 날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집을 떠나 있기에 자연스럽게 캠프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인간관계에 관해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전남학습관 김동현 군이 촬영한 사진.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는 덕분에 김 군은 사진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2004년 아버지가 산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논 것이 그가 사진과의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었다. 2005년 셔터를 누를 줄 알게 되었고 그 후 카메라에 흥미를 느끼고 그걸 이용해서 기록을 남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중학교 2학년 때 DSLR 카메라를 구입한 뒤로 사진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경험을 통해 사진촬영 실력을 습득하고, 사진 관련 책을 통해 더욱 발전시켰다. 독학으로 사진을 배운 것이다.
김 군이 본 사진 책은 10권쯤 된다. 대한민국 1세대 사진작가 최민식의 저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가 쓴 책, 사진학 박사 정한조의 '대한민국 사진 공화국', 모험과 아름다움을 찾아 7대륙을 여행하며 사진에 담는 사진가 데이비드 두쉬민이 쓴 ‘프레임 안에서 : 1%의 차이가 만드는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 등.
그렇게 노력하여 찍은 김 군의 사진을 그를 지도해준 멘토는 잘 찍었다고 했다.
김 군이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이유가 별로 없이 재미로 사진을 찍었다고 느껴요. 앞으로는 공감을 중요시하여, 일상 속의 싸구려나 행복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걸 찍고 싶은 이유는? “일단 뭔가에 최선을 다한다는 게 재미있어요. 일상 속의 싸구려는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에 불만을 느꼈고, 행복한 사람의 모습은, 그런 것을 담고 집중함으로써 긍정적인 쪽으로 집중하고 싶어서요.”

김 군은 요즘도 부지런히 사진을 촬영한다. 일주일에 두 번은 공원에 나가고, 행사가 있을 때도 가서 사진을 찍는다. 28일 벤자민인성영재페스티벌에서도 김 군은 그가 참가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나면 곧바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김 군은 국학기공, 아가씨와 건달들 댄스, 성장스토리 발표에 참가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전남학습관이 11월28일 개최한 벤자민인성영재페스티벌에서 김동현 군이 성장스토리를 발표했다.

사진작가라는 꿈을 향해 뛰어가고 있는 김 군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와서 표정이 밝아졌고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러워졌다.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발표도 잘한다. 김동현 군이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와서 아쉬운 점이 있다.

“제가 제대로 선택을 안 한 게 아쉽습니다. 선택을 제대로 안 하니, 뭔가를 제대로 안 하게 되더군요. 이곳에 다니며 느낀 게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나의 의지에 따라서 경험의 질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김 군은 앞으로 여행도 함께하고 친구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졸업하고 내년 4월에 검정고시를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