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부산학습관의 멘토 디자이너 김현정 씨(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와 벤자민 멘티들

"예전 제 좌우명이 '최선보다는 최고'였어요. 결과지상주의자였죠. 그랬던 제가 벤자민학교 아이들의 멘토가 되면서 과정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제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김현정 디자이너가 지난 11월 15일 부산 센텀해운대문화복합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부산학습관의 꿈·진로 토크콘서트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벤자민 부산학습관 학생들 중 패션디자인에 관심이 높은 류정희·한연주·김민주 양의 멘토로 올 한 해를 보냈다.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한 어른으로서, 학생들보다 앞서 패션인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로서 김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벤자민학교 멘토가 되기 전 김 씨는 성공과 결과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형편없는 아이로 취급받았다"며 "항상 부모님의 기대에 맞춰, 남들의 기준에 맞춰서 살다 보니 행복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김 씨는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으면서 승승장구하는 디자이너가 되었다. 이른바 '회사를 먹여 살리는 옷'을 만들어 히트를 친 대박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그랬던 그가 벤자민학교 학생들의 멘토가 되면서 큰 변화를 경험했다.

"항상 결과를 중요시하는 나였기 때문에 멘티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그래서 얼마나 어디까지 하게 되었는지를 봤다. 그런데 아이들이 당장 눈앞에 결과물이 뚝딱 하고 나오지 않아도 멘토링 받는 과정 하나하나를 즐겁다고, 재미있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과정의 즐거움을 놓치고 살고 있었다는 자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벤자민학교 멘토로서 내가 누군가를 이끌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과정이 좋으면 결과도 좋다는 것. 벤자민 아이들을 통해 내가 배운 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