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충북학습관 학생들이 직접 기획ㆍ연출한 ‘벤자민 인성영재 페스티벌’이 지난달 28일 청주시 서원구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2기 김서우 학생의 어머니 부수화 씨가 벤자민학교 학부모 대표로 나와 새로운 교육을 체험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밝혔다. 부수화 씨는 딸 서우가 벤자민학교에 들어와 당당해지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할 만큼 어른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부수화 씨를 만나 학부모로서 아이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물어보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부모 대표로 발표하는 부수화 씨 [사진=조해리 기자]

김서우 양(19)은 제주도 출신 학생이다. 제주도에서 혼자 벤자민학교 생활을 하다가 더 많은 체험을 통해 성장하고 싶어 8월 달에 청주로 올라왔다. 충북학습관에는 20여 명의 학생들이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도 하고 오프라인 수업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김서우 양은 8개월간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면서 자신의 학비와 원룸비를 스스로 부담했다. 부수화 씨는 딸아이가 걱정이 되어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아이가 스스로 자립해가는 모습을 보며 딸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갖게 되었다.

“서우가 씀씀이가 큰 편이었어요. 카드만 있으면 돈이 나오는 줄 아는 아이였죠. 그런데 지금은 돈을 함부로 쓰지 않고 본인이 학비도 내고 원룸비도 내고 있어요. 아르바이트하면서 경제 개념도 생기고 당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우리 서우는 뭐든지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벤자민학교 입학 후 김서우 양은 예전의 모습과 달리 밝아지고 당당해졌다. 지난달 ‘벤자민 인성영재 페스티벌’에서는 사회자로 무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부수화 씨는 엄마로서 딸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서우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자신이 '가짜엄마’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저는 서우가 부정적이고 이기적이고 자신감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벤자민학교에 들어와 혼자서 뭐든 자신감있게 하는 모습, 오히려 엄마, 아빠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19년 동안 엄마로서 제 딸을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제가 가짜 엄마였던 거죠. 딸아이의 진짜 모습을 몰랐으니까요.”

김서우 양은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국토대장정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웠다. 전문 멘토들을 만나 자신의 꿈과 진로도 탐색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엄마, 아빠에게 앞으로 건축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고 한다.

▲ 부수화 씨와 딸 김서우 양 [사진=김보숙 기자]

“아이한테 ‘너는 커서 승무원을 해라. 교수를 해라’는 이런 저런 말을 늘 했어요. 하지만 서우가 뚜렷하게 뭘 하고 싶다는 게 없었죠. 벤자민학교에서 직업체험도 하고 전문 멘토들을 만나면서 아이의 시야가 확실히 넓어진 거 같아요. 얼마 전에 자기 꿈을 선택했다고 하는 거예요. 앞으로 건축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우리 딸이 이제 다 컸구나!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자기 꿈을 선택했다고 하니까 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언니가 벤자민학교 입학한 후 밝아지고 당당해지는 모습을 보고 둘째 아이도 벤자민학교를 선택했어요. 이제는 엄마를 위한 아이로 키우지 않고, 가슴으로 아이를 응원하는 엄마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