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연극동아리 TOB의 인성연극 '꿈을 잃어버린 교육'

"초등학생일 때는 셀 수도 없이 많았던 꿈이,
고등학생이 되어 막상 진로를 결정해야 되는 순간 앞에서 모두 사라져버린 것일까요?
우리 교육, 무엇이 문제일까요?"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연극동아리 TOB의 인성연극 중 한 장면
 

기존 교육시스템 속에서 아이들은 왜 꿈을 잃어버리는 것일까. 학교를 벗어나 세상을 학교 삼아 완전 자유학년제 1년을 보낸 아이들은 어떻게 다를까.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은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벤자민 인성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번 인성 페스티벌에는 대구학습관 벤자민학생 38명과 새로운 교육에 관심 있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28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9일 오전 1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었다. 이번 페스티벌은 올 한 해 벤자민학교에서 보낸 '꿈의 1년(Dream year project)'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대구학습관 학생 전원이 꿈 찾아 학교 밖 세상에서 배운 1년의 결과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의 '인성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1년동안 자유학년제를 통해 성장한 점을 표현한 컵과 옷, 손수건, 엽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코너는 바로 연극동아리 TOB(Theater of Benjamin)의 인성연극이었다. 우정보다 경쟁이 우선된 학교에서 1등만 살아남는 교육 현실을 꼬집었다. 극본을 쓴 작가 이세연 양(18)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학교와 현실 속에서 우리가 다니는 학교는 다르다. 우리는 왜 서로 경쟁해야 하는가, 인성보다 성적이 우선되는 교육을 왜 받아야 하는가. 우리가 원래부터 까칠하고 날카로운 성격이 아닌데 경쟁시스템 속에서 길들여져 변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연극 마지막에 기존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벤자민학교에서 1년을 보낸 것만으로도 인성을 되살리고 잃어버렸던 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

'감사의 인성퍼포먼스'도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올 한 해를 함께 해준 부모와 교사, 멘토에게 “저희가 인성을 키우고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직접 만든 엽서와 노란 장미꽃 전달식을 진행했다.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멘토인 화가 김강록 씨(경산여고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이렇게 멋지게 새로운 시대를 이끌 인성영재로 성장해낸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다”라고 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학생들이 자신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지원해준 부모, 멘토, 교사에게 감사의 메시지와 꽃을 전하고 있다.


벤자민학교 1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꿈에 한발 다가선 이야기 발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윤혜빈"이라며 자기소개를 하는 윤혜빈 양(17)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백혈병에 걸려 중학교 생활을 거의 못했다. 그리고 입학한 벤자민학교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고 소심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동아리 밴드부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지구시민캠프로 제주도에 다녀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매일매일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 양은 ‘홍익하는 수의사’라는 꿈을 위해 체력 단련과 학업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대신 벤자민학교를 선택한 서혁준 군(17)은 벤자민 입학 전, 후로 아버지와의 관계 변화를 발표한다. 서 군은 "예전의 나는 꿈도, 공부도, 생활도 무얼 하든 부모님의 눈치를 많이 보는 아들이었다. 그랬던 내가 벤자민을 통해 네팔 돕기 프로젝트, 학교 행사 기획 등을 앞장서서 하면서 아버지께서 지금까지 본 적 없던 나의 열정적인 태도에 많이 놀라셨다"고 했다.

서 군은 "얼마 전 다녀온 가족여행에서 아버지께서 제게 '행복은 너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니 무엇을 하든 네가 행복한 삶을 창조해나가라'고 말씀 주셨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시키는 것을 했으니 잘 안 되어도 탓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내 책임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즐겁게 내 인생을 창조하겠다"고 전했다. 서 군은 페스티벌에서 댄스동아리 공연과 피아노 연주도 함께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서혁준 군(피아노)과 윤소연 양(가야금)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사회 통해 성장한 학생들의 감사의 인성퍼포먼스·공연·전시 등 펼쳐

벤자민에 다니는 자녀를 통해 부모 역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성남 군의 어머니 노희연 씨는 “아들이 자기 정체성을, 자기가 누구인지 찾고 싶다며 직접 선택한 학교다. 이제부터 아들의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 나 역시도 부모로서 아이를 믿고 존중하고 기다리는 방법, 응원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페스티벌과 함께 운영된 벤자민 사랑의 모금 부스에서는 대구학습관 멘토인 안남숙 화가가 멘티인 벤자민학생 7명과 함께 직접 제작한 엽서와 티셔츠, 컵, 손수건 등도 판매되었다. 안 화가는 “멘토는 멘티에게 그림 액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인성을 밝혀 더욱 돋보이도록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역할”이라며 벤자민멘토로서 소감을 전했다.

벤자민학교는 5가지가 없는 5無 학교(학교, 시험, 과목, 교과지도 선생님, 성적표)이다. 1년 과정의 고교 대안학교인 벤자민학교에서 학생들은 지역 사회 내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한편, 진로 탐색을 위한 다양한 직업 체험을 진행한다. 국내 최초 고교 자유학년제를 시행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정하고 도전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