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우리나라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나라마다 자유학기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21세기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을 지금과 같은 교육제도로는 함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세기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협동능력, 의사소통능력,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능력 등을 들었다. 특히 개인의 도덕적, 지적 성숙의 표현이기도 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과 자신의 학습 및 행동에 책임을 지는 능력이야 말로 '핵심역량의 틀'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성찰성(Reflectiveness)에는 일정한 방식을 관례대로 적용하여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 그리고 비판적인 자세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우리나라도 학생들이 미래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으나, 학생들의 흥미, 자신감 및 행복지가 낮은 실정이다. 이에 교육부는 초·중등교육을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으로 변화시키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자유학기제 확산’을 교육개혁의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자유학기제는 학교가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학부모, 교사,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학부모가 바뀌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이용하여 사교육을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아이가 21세기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 등 170시간 이상 자유학기 활동을 하게 된다. 막연하게 생각한 직업을 학생들이 이 시기에 체험해보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흥미 있는 분야에서 주제를 선택해 탐구활동을 하거나 예술·체육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율성을 주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여 실행하고 책임지는 것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내년에 시행하는 자유학기제는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여 유연하게 교과과정을 편성, 운영한다. 학교마다 실정에 맞게 운영하여 내실을 기할 수 있으나, 학교 간 격차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특히 진로탐색 활동에서는 도시학교와 농촌학교에 차이가 예상된다. 또 교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진로 체험처 7만8,993개 및 프로그램 16만3,613개를 확보하였고, 앞으로 공공·민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체험처를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하여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학생들의 예술·체육활동을 위하여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스포츠클럽 등이 지원할 수도 있다. 동아리활동을 위해 문인, 사진작가 등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의사소통능력,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 비판적인 자세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 협동능력을 함양하게 될 것이다. 국내 최초 고교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이 같은 능력이 크게 신장된 바 있어 자유학기제 시행에 크게 기대하는 바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여 직업체험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꿈을 찾기도 한다. 또한 그동안 일방적인 지시나 교육만 받던 상황에서 벗어나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시도하면서 책임감이 커지고 성취감 또한 크게 느낀다. 이에 고무된 학생들이 새로운 시도를 주저 없이 하는 도전의식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학우와 협동하는 법,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설득력, 발표력까지 신장되고 있다.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에 올라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는 학생들은 처음에는 긴장하지만, 점점 자신감을 찾아 무대 서는 일이 자연스러워진다. 내년 자유학기제를 통해 우리나라 중학생들이 이러한 체험을 많이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