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완성하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해 간다. 자기주도적인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도 맛보고 자신감도 갖게 된다. ‘벤자민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과정이 벤자민학교에서는 꼭 해야 할 필수 교육과정이다.

벤자민 프로젝트를 돕기 위해 학교에서는 진로적성 진단검사 및 개별 면담을 통해 진로 탐색과 연결된 주제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멘토를 연결해 주기도 하고,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 전 부산역 앞에서 (사진 좌측부터 양현주(17), 강규리(18), 조호연(18), 조유정(18))

학생 수만큼이나 다양한 프로젝트 중, 벤자민학교 대전학습관 규리는 국토대장정을 선택했다. 평소에 생활관리, 체력관리를 상대적으로 잘해왔던 규리는 9박 10일 동안 부산에서 대전까지 걸으면서 자신의 육체적 한계와 정서적 한계를 만났다. 그 한계를 넘어 진실한 자신과 마주하고자 하는 마음을 냈다.

첫날 4명(강규리(18), 조유정(18), 조호연(18), 양현주(17))이 대전역에서 출발했다.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문제해결방법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은 후, 초콜릿 등 비상식량을 챙겼다. 그리고 국수로 간단한 점심을 한 후 여정에 올랐다.

낯설고 두렵기도 했을 처음 접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서 규리는 책임감 있는 맏언니이자 엄마 같은 역할을 했다. 첫날밤이 지나자 4명 중 한 친구가 발이 너무 아파 도저히 더 이상 대장정을 수행할 수 없다면서 먼저 집으로 복귀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먼저 간 친구도, 남겨진 세 명의 친구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낸 후 남겨진 세 명의 친구들은 대장정을 수행했다. 인도로, 인도가 없는 도로에서는 차도로, 비를 맞기도 하고, 바람과 먼지 그리고 뜨거운 태양을 마주 보고 가기도 하고, 뒤로 하기도 하면서 얼굴을 가리고 온몸을 가볍고 편한 차림으로 대장정을 수행했다.

그렇게 9박 10일을 걷는 동안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고 투정부리는 친구도 있었고, 집에 가고 싶다고 툴툴대는 친구도 있었다. 그런 친구들을 달래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면서 규리는 바르게 자리한 자신의 인성으로 친구들을 감싸 안았다.

대장정을 마치고 나서 규리는 체력적인 한계는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대장정을 수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엄청난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넌 정말 책임감이 대단하다!” “너는 자기관리를 진짜 잘하는구나!” “너는 우리들을 잘 견뎌 주는구나!” “넌 정말 착하다.” “넌 흐트러짐이 없구나!” 등 분에 넘친다고 느낄 만큼 자신의 장점에 대해 칭찬을 들으면서 규리는 자신에 대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 하염 없이 펼쳐진 길 위에서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규리는 “칭찬을 많이 들으니까 기분이 좋고, 뭔가 더 많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서도 반면 “아직 자신에 대해 떠벌릴 만큼의 성장은 아니다”라며 아주 단호하게 말하는, 자신에 대해 엄격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규리는 뭔가를 처음 시도하거나, 처음 대하는 사람 앞에서는 눈에 띄게 주저하며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었다. 왜 그러는지에 대해서도 규리는 알고 있었다. 처음 대하는 상황이나 낯선 사람을 대할 때는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 겪었던 관계 때문에 갖게 된 마음의 상처로 인한 것이다. 또한 온전히 자신만의 문제도 아니고,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런 규리가 특별한 마음을 냈다. 12월에 있을 페스티벌에서 혼자 걸 그룹 댄스를 추겠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 앞에서 댄스를 추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마음을 냈다.

규리의 장래 비전은 상담전문가가 되는 것.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상담을 통해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우리는 누구나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장애를 갖기도 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상황들도 계속 진행형이다. 진행형인 삶 속에서 규리는 자신을 알아가고 인정하고 사랑하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다. 그런 규리를 보면서 내 가슴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을 떠올린다. 반짝거림이 더욱 크고 선명해지도록 오늘도 난 규리에게 박수를 보낸다. 규리야, 화이팅!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전학습관 교육부장 이나경
http://www.benjaminschool.kr

-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뇌교육학과 석사과정
-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 브레인트레이너 전문강사(브레인트레이너 협회)
- PBM(Power Brain Method) 트레이너
- 뇌교육 진로지도/인성교육 전문강사(국제뇌교육협회인증원)
- 좋은학교만들기 대전지역 후원회 대표
- 대전뇌교육협회 사무처장
- 사회복지사 1급(보건복지부)
- 前 대전시 사회복지직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