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다니면서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져서 좋아요. 일반 학교 다닐 때는 '학교-학원-집'이 다였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꿈과 미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다양한 활동에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캄보디아 해외봉사, 기차여행, 패션 머천다이저(Fashion merchandiser)가 되기 위한 활동……. 그냥 학교에만 다니고 있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일들이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경북학습관 권부성 양(19)은 벤자민학교 입학 후 여러 활동을 통해 성장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경북학습관 권부성 양 [사진=이효선 기자]

권 양이 벤자민학교 2기로 입학하게 된 것은 친구의 영향이 컸다. 벤자민학교 1기로 입학한 성규빈 양이 같은 반 친구였다. 그는 "규빈이가 벤자민학교에 들어간 후 밝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뀐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나도 소극적인 성격이라 앞에 나서서 뭔가를 못하는 편이다. 그걸 알면서도 바뀌려는 노력을 안 했는데, 규빈이를 보면서 나도 바뀔 수 있을 것 같아 입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해 땅만 보며 다녔다던 권 양. 입학 후 그가 가장 먼저 도전한 것은 유급 직업체험활동인 아르바이트였다. 횟집 3개월, 고깃집 1.5개월, 지금은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권 양은 "아르바이트는 내게 '세상과의 첫 소통'과 같다. 일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소통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매사 소극적이던 성격이 밝아지면서 해야 할 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찾게 됐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도전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그에 대한 경험치도 늘어갔다. 무엇보다 그에게 성장의 전환점이 된 것은 7월 말(7월 21일~30일) 캄보디아로 떠난 해외봉사활동이었다. 음악, 미술, 영어수업, 건축 봉사 등을 통해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경북학습관 권부성 양은 7월 말 캄보디아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했다. [사진=권부성 양 제공]

"영어도 못하면서 해외 봉사활동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으로 수업도 해보고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학교와 집, 한국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세계를 보는 눈이 넓어졌어요. 해외봉사에서 돌아온 후에는 보호자 없이 기차여행도 다녀왔어요. 새로운 상황을 접하면서 자립심이 생겼어요. 인상적이었던 건 환경이 안 좋은데도 순수하고 긍정적인 캄보디아 아이들이었어요. 우리나라 아이들은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왠지 부럽기도 하고 그들처럼 밝아졌으면 좋겠어요.

이번 해외봉사에 참여한 학생이 총 15명이었는데, 그중 절반이 학교 밖 청소년이었어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마냥 무서운 애들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꿈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친구, 음악을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못하게 해서 학교를 그만뒀다는 친구 등 사연도 다양했어요. 제가 꿈을 찾아가는 벤자민학교 이야기를 하니까 '그런 학교가 있었느냐,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관심을 많이 보였어요. 오는 12월 1일(12월 1일~10일)에는 지구시민캠프 받으러 미국 세도나에 갈 예정이에요."

권 양은 캄보디아에서 돌아온 후 기차여행(8월 15일~21일)을 계획했다. 벤자민학교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전주역부터 부산역까지 기차로 이동하며 각 지역의 명소를 탐방하는 것이었다. 권 양은 "굉장히 수동적었던 내가 주도적으로 여행 준비를 했다. 가기 전에 코스뿐 아니라 이동 시 버스 시간까지 점검했다"며 "가보니 상황이 달라서 변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배우고, 매일 밤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그냥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 전주역부터 부산역까지 6박 7일간 기차여행을 떠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권부성 양 제공]

올 중반 들면서 권 양은 패션 디자이너에서 패션 머천다이저로 꿈을 전향했다.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경험과 고민 끝에 디자인보다는 마케팅 쪽이 자신에게 더 맞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동대문시장에 직접 다니면서 의류업계 현장을 체험하는 등 꿈이 명확해지니 해야 할 일도 분명해졌다. 현재 의류학과 대학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차후에는 의류 관련 인터넷쇼핑몰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

권 양은 "나는 활동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처럼 주목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바꾸고 일상 속 사소한 변화를 인정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며 "이러한 모든 도전과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벤자민학교의 시스템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벤자민학교의 가장 좋은 점은 경쟁이 아닌 격려다. 서로 용기를 북돋우는 분위기는 일반 학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이다. 친구들의 격려가 지금까지 활동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