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 1년 내 삶을 디자인하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부산학습관 학생들이 만든 피켓을 들고 김나옥 교장, 설동근 동명대 총장, 박선후 운영위원장 등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부산학습관은 11월 15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부산 센텀해운대문화복합센터 2층 대강당에서 '벤자민학교 부산학습관의 꿈·진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국내 최초 완전 자유학년제를 1년간 진행하는 벤자민학교의 이번 토크콘서트에는 부산학습관 학생 50명과 새로운 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 등 교육 관계자 3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설동근 동명대 총장(전 부산교육감), 안경률 전 의원, 백종헌 부산시의회 교육위원, 김형창 대명교육대표 등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설동근 총장은 "제도권 교육에서 채우지 못한 부분을 대안교육 벤자민학교를 통해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체험한 여러분의 1년이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주리라 기대해본다"고 했다. 백종헌 부산시의회 교육위원은 "오늘 현장에 도착해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의 생기넘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교육의 답을 갖고 있음을 보았다"고 했다. 

김나옥 교장은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학교 밖 완전한 세상 속에서 진짜 나를 찾는다. 시키니까, 혼날까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며 다양한 체험으로 꿈을 키운다"며 "교장인 나도 학교 및 교육부 등 28년 동안 교육계 틀 속에 있었다가 상자 밖으로 나온 것처럼, 학생들도 주어지는 환경 속에 갇히는 게 아니라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한다"고 학교를 설명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이 벤자민학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벤자민학교에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자신감을 키우게 된 이야기 발표

이번 토크콘서트는 벤자민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의 멘토 등이 무대에 올라 지역 사회에서 새로운 교육을 체험한 교육 주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학교에서 어른들이 시키는 것만 해야 했던 아이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고민해서 선택하고 어려움을 넘어 끝까지 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느끼고 성장한 점, 변화한 점에 대한 진솔한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토크콘서트 무대에 박동재 군(19)은 "중학생 때까지 힘센 아이들의 괴롭힘을 많이 당했어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제 목표는 오로지 '강해지는 것'이었어요. 격투기도 배우고 몸도 키웠지만, 학교생활이 의미가 없더라고요. 선생님들은 무조건 저를 억누르려고만 하시니까 불만만 많아지고 수업시간에는 잠자거나 딴짓하거나 그게 전부 였어요"라고 했다.

그랬던 박 군이 벤자민학교에 입학하면서 달라졌다. 운동밖에 몰랐던 박 군은 벤자민학교에서 매달 진행된 직업탐방 활동을 하며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게 되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천원 식당에서 봉사 활동도 하고, 국경일에는 부산 시내에서 태극기를 들고 공연을 하며 국경일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박 군은 "봉사활동하고 국경일 알리기 공연을 하면서 격투기 운동을 할 때와는 다른 뿌듯함을 느꼈어요. 지금은 설거지나 배식 봉사를 하지만 앞으로는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홍익'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단체를 만들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전했다.

▲ 한민족 전통 심신수련법인 벤자민기공을 선보이고 있는 학생들

토크콘서트에서 '600km 국토대장정이 나에게 준 의미'라는 주제로 성장스토리를 발표할 정용화 군(19)은 "항상 '보통만 하자'는 생각으로 살았어요. 공부를 잘 하지도 않았고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저를 넘어서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정 군은 두려움을 넘기 위해 무작정 선택한 600km 국토대장정을 통해 제가 느낀 바를 무대에서 이야기했다.

정 군은 "20박 21일 동안 무더위와 태풍을 뚫고 해남 땅끝마을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걸으면서 제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제 안에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정 군은 벤자민학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였다.

부산 지역사회를 통해 인성을 갖춘 학생들의 퍼포먼스·공연 등 펼쳐

이날 토크콘서트 1부는 벤자민학교를 통해 성장한 학생들의 이야기로, 2부는 부산 지역사회를 통해 인성이 뛰어난 청소년으로 거듭난 포부를 전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학생들은 “꿈의 1년, 내 삶을 디자인한다”는 문구를 펼친 채 “부모님, 선생님, 멘토님 감사합니다!”라고 우렁차게 말하며 큰 절을 올렸다.

2부에서는 학생들과 1대 1로 연결되어 멘토링을 제공하는 전문직 멘토로 와우베이비 권대한 대표, 김현정 패션디자이너가 무대에 올랐다. 벤자민학교 김이건 군의 멘토인 권대한 대표는 “‘홍익’을 사훈으로 삼아 널리 모두에게 이로운 세상을 만드는 기쁨을 전하고 있다”며 “벤자민학생들의 멘토로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인성을 키워가고 있다”고 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부산학습관 학생들이 이날 자신들의 성장스토리를 정리하여 전시하였다.

한편, 벤자민학교 1년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은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토크콘서트 무대에 오른 김상훈 군은 벤자민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영천에 있는 영동고등학교에 복학해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매사에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었던 김 군은 “벤자민학교 1년을 통해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정말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 덕분에 벤자민 졸업과 함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해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목표가 분명해진 상훈 군은 학교로 복학해 전교 1등을 연이어 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벤자민학교 부산학습관 학생들의 활동 사진과 1년의 과정을 담아 마련한 전시회가 함께 진행되었다. 또한 백비주 양과 최혜선 양이 직접 만든 쿠키를 판매해 모은 기금 27만 4천 원을 학생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기운차림 천원식당에 기부하기도 했다. 

벤자민학교는 5가지가 없는 5無(▲학교 ▲시험 ▲과목 ▲교과지도 선생님 ▲성적표) 학교이다. 1년 과정의 고교 대안학교인 벤자민학교에서 학생들은 지역 사회 내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한편, 진로 탐색을 위한 다양한 직업 체험을 진행한다. 스스로 프로젝트를 정하고 도전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