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대구의 관심은 전국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 강남 8학군 엄마들이 수성구에 와서 아이들 공부법이나 관리법을 벤치마킹해가는가 하면, 공부시간 확보를 위해 어느 고등학교 고3들은 1년 내내 점심을 김밥으로 때운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이 정말 대구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일까. 4시간만 자고 공부하면 붙고 5시간 자고 공부하면 떨어진다는 대학에 들어간 뒤, 자신의 꿈을 찾고 몸과 정신이 건강한 어른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대구 미래 교육의 해답을 찾아가는 자리가 마련되어 눈길을 끈다. 대구 청소년 38명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인성영재 꿈·진로·멘토 토크콘서트'가 오는 11월 7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대구교대 제1강의동 107호에서 열린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학생들과 선생님들

이들 청소년이 소속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는 지난 2014년 1기를 모집하며 설립된 1년 과정의 대안학교이다. 올해 3월에는 전국 16개 지역학습관으로 확대되어 2기 470여 명이 재학 중이다. 'A dream year project' 꿈을 찾아가는 1년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꿈과 끼를 발견하고, 수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인성영재'로 성장하는 학교다.

청소년이 찾은 새로운 교육, 11월 7일 오후 1시 대구교대에서 꿈 찾기 토크콘서트 열어

벤자민학교는 시험과 교과서, 성적표가 없는 대신, 학생들의 꿈과 희망, 인성이 있는 특별한 대안학교다. 이에 걸맞게 행사를 연출하고 기획한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학생들은 1년간의 성장스토리를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벤자민학교의 특별한 커리큘럼인 '멘토링 제도'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 체험과 진로활동을 가능케 한 멘토들도 함께 자리한다. 예술 멘토로 멘토링을 하고 있는 안남숙 화가,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이동욱 화이트홀 대표 등이 참석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행사를 기획한 김수빈 양은 "학교 밖 세상을 교실 삼아 성장해온 인성영재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며 대구 교육의 미래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완전 자유학년제를 통해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하고 행동하여 책임지는 청소년의 멋진 성장스토리를 들려드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벤자민학교 1년,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며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게 되다

교육 선진국인 아일랜드가 과열된 입시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인생과 진로를 탐색하도록 고교 1학년 과정에 마련한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통해 국가 발전의 계기가 된 바 있다. 벤자민학교는 고교 최초 한국형 완전자유학년제를 표방하는 대안학교로 우리 교육 환경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서혁준 군은 전국에서 수능 만점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자율형사립고에 합격했지만 올해 3월 벤자민학교를 선택했다. 서 군은 "친구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것, 내가 '성적'만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세상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나는 그저 성적 올리는 기계였다"고 했다.

서 군은 벤자민학교 2기 입학 후 네팔 지진 사태를 돕기 위한 모금 프로젝트, 새로운 교육 시스템의 필요성을 알리는 '가온누리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여 추진해왔다. 서 군은 "예전에는 경쟁이 끝이 없으니까, 성적이 올라도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고 나를 사랑한다는 것, 자존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대구학습관 홍다경 양 역시 새로운 미래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홍 양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먼저 찾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교육"이라며 "벤자민학교 통해 내 꿈과 적성을 찾으니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자기주도학습이 된다"고 말했다.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은 7일 토크콘서트 이후 11월 28~29일에는 자신들의 꿈과 끼를 펼쳐내는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