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을 둔 학부모 6명과 교사가 지난 24일, 25일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부모가 행복하면 아이들은 절로 행복해진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떠난 학부모들의 1박 2일 제주 여행 프로젝트. 이들은 명문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충북학습관 2기생들의 어머니 오미숙, 이은결, 김중성, 김영나, 부수화 씨와 아버지 김태군 씨 그리고 담임교사 최화영 씨다, 이번 여행에서 이들은 엄마로서 아빠로서 자신을 돌아보며, 아이와 소통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아 출발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생들의 학부모와 교사 7명이 지난 24, 25일 양일간 제주도 여행 프로젝트를 다녀왔다.

벤자민학교는 시험, 성적, 경쟁, 교실에서 벗어나 1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아가는 인성교육 중심의 대안학교이다. 아이들은 학교 밖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 진로 체험, 프로젝트 등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성영재로 성장한다. 

아이들이 벤자민학교에 입학한 후 8개월이 흘렀다.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에 칭찬하고 기뻐하는 부모도 있지만 더딘 변화에 불안해하고 조급해하는 부모도 있었다. 최화영 담임 교사는 아이 때문에 행복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먼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이번 여행을 제안했다.

“저희 반 4명의 학부모님들과는 자주 만나고 아이를 위한 정보를 끊임없이 나누었다. 아이들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기뻐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들에 대해 불만을 갖고 계셨다. 그래서 아이만 바라보지 말고 엄마가 먼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을 드렸다. 어머니들이 적극 동참해주셔서 이번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특히 제주도에 살고 있는 부수화, 김태군 씨가 여행 코스와 숙식 등을 준비해주셨다.“

제주도 해안길을 달리며 10대로 돌아가다

제주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이들은 자전거를 대여해 제주공항부터 애월읍까지 30km 해안도로를 달렸다.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푸른 바다를 보며 금세 제주도의 향기에 취했다. 어머니들은 거의 40대 중반의 나이로 자전거를 타본 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러나 제주도 공항에 내리자마자 이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10대로 돌아갔다. 바닷내음에 취해 달리는 내내 어머니들은 마냥 행복했다.

▲ 자전거로 제주도 해안길을 달리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부모와 교사

이은결 씨(신정현 母)는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밟으면서 아들 생각이 많이 났다. 3월달에 아들 정현 군이 청주에서 제주도까지 혼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아들이 여행했던 그 제주도 해안길을 달리고 있었다.

“벤자민학교 입학 후 정현이의 첫 프로젝트가 청주에서 제주까지 자전거 타기였다. 그때는 그게 대단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제주도 해안 길을 따라 언덕을 탈 때 다리가 무지 아팠다. 그래도 페달을 멈추지 않고 달렸다. 나는 이렇게 편한 길을 가는데도 힘든데 정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하려고 애썼던 정현이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이가 빨리 꿈을 찾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고 두려웠던 마음을 이번 여행을 통해 모두 씻어내렸다.”

멋진 해안도로를 타고 달렸던 이들은 5시간 후 애월읍에 위치한 제주국학원에 도착했다. 국학원은 한민족의 정신과 문화의 뿌리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기관이다. 학부모들은 국학원의 선도역사전시관을 관람하고 화랑도의 무예인 활쏘기도 체험했다. 저녁에는 맥주를 마시며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도 가졌다. 오늘은 첫 만남인데도 이들은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아픔과 성장과정, 그리고 엄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다른 엄마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서로의 멘토, 멘티가 되어 함께 교감했다.

▲ 제주 국학원에서의 즐거운 저녁 식사

다음날에 이들은 제주국학원 박효정 원장의 안내로 제주국학원과 무병장수 테마파크를 투어했다. 자랑스런 우리 역사와 한민족의 중심철학 홍익정신에 대한 강의도 들었다. 박효정 원장은 “벤자민학교는 바로 한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라고 하면서 “글로벌 인성영재로 성장하고 있는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로서 행복해질 수 있는 길, 나의 기준을 내려놓고 아이를 인정하다

이어 대륜동 해안 올레길 도보여행에 올랐다. 꿈같은 올레길을 걸으며 엄마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아이와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길을 찾았다.

오미숙 씨(이대희 母)는 “그동안 내 기준에 맞지 않을 때 아이를 고치려고만 했다. 이번 여행에서 ‘옳다 아니다’라는 잣대를 가지고 아이를 대했던 나를 보았다. 이제 내가 옳다는 것을 내려놓고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봐주기로 했다. 그게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란 걸 깨달았다.” 라고 말했다.

부수화 씨(김서우 母)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알게 모르게 서로 상처를 안고 있다. 벤자민학교에서는 아이도 성장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되고, 부모도 이런 모임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었던 것처럼, 아이들도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의 멘토가 되어주었다는 걸 알았다.”

▲ 삼무 바위에서 단체 사진, 제주국학원과 무병장수 테마파크 투어 

엄마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자

대한민국 교육시스템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성적순대로 등급을 매기고, 등급이 곧 그 아이의 ‘인성’이 된다. 학부모들도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조건 1등을 하라고 말한다. 그 결과, 아이도, 어른도 행복하지 않는 그런 나라가 되어버렸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 평화의 섬 제주도에서 5명의 어머니들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았고,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는 엄마로서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행복한 교육, 행복한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보자!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학부모인 나부터 바뀌기로 했다.

“언젠가부터 우리 학부모들이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교육을 시켜왔다. 이제는 학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엄마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의 교육이 바뀐다.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나누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개개인의 가치를 찾고 잠재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엄마들은 원한다. 벤자민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경쟁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는 학교,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해지는 학교다. 벤자민학교의 교육시스템이 공교육에도 확대되기를 바란다.“  

▲ 제주도 해안길에서 단체 사진

이번 여행을 통해 어머니들은 더욱 더 우리 아이들을 믿어주고 인정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와 더욱 행복하게 소통하기 위해 두 번째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11월 8일 아이와 엄마가 함께 떠나는 자전거 하이킹 여행이다. 어머니들은 아이와 떠날 두 번째 여행을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