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옥화 서울신구초등학교 교사

정체성이란 몸을 바르게 세우게 하는 것으로서 우리 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뿌리교육인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초등교사의 정체성은 매우 중요하다. 교사의 정체성은 교육의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육의 정체성은 교육의 목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목적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제1장 총칙 제 2조에“교육은 홍익인간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목적은 바로 ‘홍익인간’을 기르는 데 있다. 

‘홍익인간’이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사람’ 혹은 ‘크게 인간을 도와 잘살게 하는 사람’ 이란 뜻이다. 홍익인간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와 맥을 같이한다. 이것은 민족의 정체성과 교육의 정체성, 교사의 정체성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나라의 건국이념과 교육목적이 일치하고 있다. 교육목적이 바로 교사의 정체성으로 이 땅의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교사의 정체성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교육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어 들어온 교육을 하였고 나름대로 성공하여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그러나 물질적인 성공을 거둔 반면 그 이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 청소년 흡연율 1위, 그리고 청소년 행복지수는 꼴찌라는 어두운 부분이 있다. 해방 후 너무나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정체성교육에 정성을 들이기보다는 물질 성공교육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얼을 살리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인성교육을 실천할 때다. 때마침 정부에서도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어 올해부터 실시하려고 한다. 또한 국제뇌교육협회를 중심으로 세계를 이끌 교육이 대한민국에서 나오고 있다. 바로 뇌교육이다. 뇌교육은 한류교육으로서 지구에 번영을 가져오게 할 교육이다.  
 
뇌교육의 전통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에서 유래한다. 홍익인간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평화철학이며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하나라는 천지인 사상의 우주적 철학을 반영한다. 뇌교육은 천지인의 원리 속에서 홍익인간으로 살아가라는 우리의 홍익인간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최고의 인성교육인 것이다.
 
필자는 지금도 우리나라의 교육목적을 깊이 인식하게 된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초등교사 3년째인 햇병아리 교사일 때 난 왠지 교직생활에 흥이 나지 않았다. 주어진 교과서의 지식만을 가르치는 거 같고 뭔가 우리 아이들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뭔가 있을 거 같은 데 그것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사랑으로 하나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사랑을 강조하고, 표현해보게 했지만, 아이들은 부끄러워할 뿐 잘되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이 날로 커져가던 어느 날 우리나라의 건국이념과 교육이념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차게 “그야 홍익인간이죠!”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러면 교사라는데 아이들을 홍익인간이 되게 가르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그 순간, 국민윤리 책 속에 누워있던 “홍익인간”이란 단어가 벌떡 일어나 내 뇌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왔다. 교육자로서 고민하던 방황의 끝을 맺는 순간이었다. ‘아, 맞아! 홍익인간 정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되겠구나! 그리고 나도 홍익인간이 되어야겠구나! 우리나라 교육목적에 이미 나와 있었구나!’ 그토록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그 정신을 만난 것이다. 나의 마음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찼다. 미소가 온 얼굴로 번져갔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당장에 아이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홍익인간 정신을 설명해주고, 그 마음을 담아서 사랑합니다 인사도 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활동을 했다. 부끄러워하고 빼기만 했던 아이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행동습관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뇌 속에 ‘홍익인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들어온 날, 비로소 교육자로서의 입지를 세우고 교단에 설 수 있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23년은 언제나 희망과 뿌듯함으로 행복한 교직생활을 해 오고 있다. 
  
대한민국 교사가 대한민국 교육목적을 알고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바른 정체성을 심어줄 때 비로소 교사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있다. 교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당당하게 교육하는 교사는 행복하다. 오천 년을 이어온 홍익인간정신을 우리 후세대에 이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교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