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은 학생의 눈물
아들의 변화에 놀란 어머니들

▲ 26일 창원에서 꿈 진로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가운데 김나옥 벤자민학교 교장의 강연(사진=윤한주 기자)


입시 위주의 공교육에서 벗어나 1년 동안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은 고등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응원한 부모와 멘토가 한 자리에서 만난다고 하여 다녀왔다.

지난 26일 오전 10시 창원여성인력개발센터 5층 대회의실 정문에는 상의를 흰색으로 맞춘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 경남지역 학습관 학생들이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면서 손님을 맞았다. 이 학교가 주최한 꿈 진로 토크 콘서트의 주역들이다. 행사엔 교사와 학부모, 멘토 등 시민 200여 명이 자리했다.
 
이날 오프닝은 30여명의 학습관 학생들이 준비한 국학기공과 댄스로 열렸다.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콘서트를 축하했다.
 
김정숙 벤자민학교 경남지역 학습관 운영위원장의 격려사와 여영국 경남도의회 도의원의 축사가 진행됐다. 이어 김나옥 교장은 자기 주도적 학습과 국토종주, 해외 봉사, 사회 참여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한 벤자민학교 학생들의 성공적인 교육 사례에 대해 강연을 했다.
 
본격적으로 학생, 학부모, 멘토들의 진솔한 토크가 열렸다.
 
박성현 군은 “입학 전에는 비행기가 정말 좋아했지만 어떠한 직업을 해야 할지 구체적이지 못했다”라며 “(공항에 근무하는) 멘토와 상담하면서 항공정비사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박 군은 “꾸준히 자기계발과 경영공부를 해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아르바이트를 해보니까 일한 만큼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 군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정주은 양은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 두 나라에 우리나라를 바르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멘토와 상담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제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기뻐했다.
 
▲ 26일 창원에서 꿈 진로 토크콘서트를 열리는 가운데 벤자민학교 경남학습관 학생들의 발표가 있었다. 왼쪽부터 최연재 양, 박성현 군, 정주은 양(사진=윤한주 기자)
 
이상민 군은 “꿈이 없이 공부할 때는 전교 10등을 하더라도 기쁘지 않았어요. 지금은 멘토를 만나면서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는 홍익기획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최연재 양은 “학교에 오기 전에는 이렇게 무대에 선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소심한 아이였어요. 지금은 발표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차근차근 해나갈 계획”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밖에 경남지역 학습관 학생들은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창원의 한 복지관에서 지체장애인과 일대일로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이들의 작품 활동을 도왔다. 또 진주복지원에서 알콜중독자 노숙자들에게 학생들이 직접 한글을 가르쳤다. 
 
벤자민학교 2기 하신우와 하권우의 어머니 신옥님 씨는 “우리 아이들은 남 앞에서 당당하고 두려움 없이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아들이 직접 성장스토리를 발표할 때 솔직히 걱정됐다. 그런데 떨지 않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 요리사나 댄스 등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군의 어머니 신성은 씨는 아들의 인성이 달라진 점을 꼽았다.
 
“아르바이트 사장님을 만났는데 이렇게 성실하게 일하는 학생도 없었다고 고마워했다. 벤자민학교라는 이름을 걸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성실과 책임감 있게 안 할 수가 없었다고 (아들이) 이야기하더라.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세상을 배우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몸을 쓰지 않고 도전하지 않던 아들이 지금은 물구나무로 100걸음도 걷는다.” 
 
▲ 왼쪽부터 벤자민학교 경남학습관 멘토로 활동한 김재한 영화감독과 홍종만 사진작가의 소감(사진=윤한주 기자)
 
김재일 군의 멘토로 활동한 홍종만 사진작가는 “다대포에서 2~3번 출사를 간 적이 있다. 사진공모전에 도전해보라고 했는데 대한민국 해양사진공모전에서 학생부 입상을 했다”라며 “하고 싶어 하는 공부와 일을 통해서 즐거워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목한 영화 '안녕 투이'를 제작한 김재한 영화감독은 “나는 지금도 실패를 두려워하고 힘든 경우가 많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변의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말을 하면 좋겠다”라며 “문제 있는 학생을 보면 그 학생이 아니라 부모를 보게 된다고 한다. 벤자민 학생들이 꿈과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부모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나옥 교장은 “대한민국의 청소년, 대학생, 어른 누구나 자기의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을 지 그 꿈이 전체의 꿈과 연결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처럼 1년 동안 고등학생들이 꿈을 찾도록 해준다. 왜 공부하는지 모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목표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라며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자기주도적 생활과 체험적 인성교육으로 글로벌 인성영재를 양성하는 1년 과정의 대안 고등학교이다. 뇌를 잘 활용하는 교육법인 뇌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외국어, 운동, 예술, 프로젝트 학습 등 자기계발과 다양한 현장 체험학습, 경제활동, 사회참여활동을 통해 자립심과 인성영재 덕목을 체득한다. 서울, 부산, 대전, 대구 등 16개 지역 학습관이 있으며, 교수, 변호사, CEO, 예술가 등 약 1,000 명의 다양한 영역의 전문 멘토가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멘토링, 직업현장 체험 및 꿈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