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목함지뢰’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다가 8월 25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목함지뢰부터 8·25 합의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가 휴전국이라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에게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자, 언제든 도발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이다. 또한, 항상 그 존재를 인식하고, 고민하고, 알아가야 하는 대상이다.

북한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자 국학원(원장 권은미)은 지난 9월 8일 오후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사진으로 보는 북한- 다름과 같음의 이해'를 주제로 141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진나리(가명) 강사는 탈북 여성학자로 북한에서 7년간 대학의 교원(교수)으로 활동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있는 그는 이번 국민강좌에서 북한의 교육 과정과 현실에 대해 심도 있게 강의했다.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1990년대 북한 사회를 휩쓴 경제난은 교육 부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자연재해와 수년에 걸친 경제적 어려움의 영향으로 교사와 학생 상당수가 장기간 학교에 나오지 못하며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었다. 이는 교육의 질 저하와 교권하락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2000년 중반 탈북 당시 교사 한 달 월급이 2,600원이었다. 쌀 1kg에 800원, 담배 한 갑에 900원가량 했는데, 공무원 급여만 국정 가격이고 시장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며 월급만으로는 살기가 힘들었다.”

▲ 북한의 중학교 교실 (사진=진나리 강사 제공)

2000년대 북한 교육은 '교육에서의 실리주의'를 추구하며 북한에서도 '사교육'이 등장했다. 2010년 김정은 시대가 본격 돌입하면서 '지식경제시대'를 선언하며, 세계의 선진 교육 사상과 방법이 북한의 교육현장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교육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기초 교육에서 의외로 유사한 점이 많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여러 환경이 어렵게 되었지만, 여전히 교육열은 높다. 또 동기부여가 높은 고급인력을 갖추고 있다.”

▲ 지난 8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국학원 141회 국민강좌(사진=전은애 기자)

북한의 모란봉 악단이 공연하는 레퍼토리 중 ‘단숨에’라는 곡이 있다. 이 노래는 북한이 자신의 사회경제 수준을 단숨에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북한이 단숨에 비약하려는 분야 중 하나가 교육이다. 평양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에서 교육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진 강사가 보여주는 사진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의 법률대학생들이 컴퓨터와 프로젝터로 수업하는 사진과 프린터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재 북한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은 10% 정도이다. 이들은 통일 후의 사회에서도 적응이 용이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은 교육 수준의 차이로 인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의 북한을 이해하는 것은 통일을 논할 때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사회가 남과 북의 통일을 계속 의논하는 이런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면 통일 후 시간과 자금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 김일성종합대학의 법률대학생들이 컴퓨터와 프로젝터로 수업하는 모습(사진=진나리 강사 제공)

진 강사는 “북한은 변하고 있다. 무엇이 변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강의를 마쳤다.

한편, 국학원이 주최하고 서울국학원이 주관하는 국민강좌는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저녁 7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정기적으로 열린다. 우리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