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7일 발표한 ‘2014년도 학업중단 학생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학업중단 학생은 5만 1,906명이다. 전년에 비해서는 감소하였지만, 누적치로 28만 명(2013년 기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원이다. 이런 학생에 대한 편협한 시선 대신 긍정적으로 성장하게 할 지원 제도와 방안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간 이유 중 '학교 부적응'(2만8,502명)이 54.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회 환경이 변하고, 청소년의 성향도 바뀌고 있는데 학교 현장은 그만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한 결과이다. 여전히 천편일률적으로 지식을 주입하고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부적응 사유로 가장 크게 꼽힌 ‘학업 관련’ (25.3%)이 이를 대변한다.

그러나 학교를 떠났다고 하여 잠재적 문제아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학교 밖 청소년 중에서도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학업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42%이고, 18%는 취업과 아르바이트로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에 대한 잠재적 폭탄이라는 인식과 보도가 많은데, 이를 일반화 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일부 지역 및 기관은 학생들의 변화를 수용하여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서 '고교 자유학년제'를 내세우며 개교한 '오디세이학교'가 대표적인 예이다. 성적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에 한 진지한 탐색, 집중과 몰입의 시간을 가지게 하고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대구교육청에서는 전국 최초로 ‘방송통신중학교’를 개교하기도 하였다. 학업 중단 청소년들이 사이버교육시스템을 통해 공통교과를 학습하고, 상담 및 현장 체험을 통해 진로 학습을 더욱 자유롭게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고교 자유학기제를 이끌며, 인성 명문으로 꼽히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사례도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과 멘토링을 받으며,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고받는 인재로 성장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 박수를 받기도 했다. 대안학교에서 창의적인 교육을 받으며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해서 마냥 자신의 학업을 중단하고 포기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여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이들도 있다.

해외에서도 대안 교육을 찾는 사례가 많다.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덴마크 전체 학생의 15%가 대안학교 학생이다. 미국 공립 대안학교인 차터 스쿨은 6,400여 곳에 있으며 275만 명의 학생이 다닌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 구글이 미국의 작은 대안학교 출신 25명을 채용해서 화제가 돼기도 했다.

스티브잡스와 같은 창조적 인재, 애플의 창조 경제를 부르짖으면서 교육의 일방통행만을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육부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소수 문제아라는 인식을 거두고 적성을 살리는 다양한 지원 방법과 제도로 이들을 격려, 응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