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30권이 넘는 책을 내고 강연과 수업, 방송 출연과 감수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학교 교수. 10년 전에 그 자신도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 그는 지독하게 고독했다. 대입에 실패한 열여덟 살부터 메이지대학에 직장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10여 년간은 그에게 고독의 늪이었다. 철저히 혼자였다. 친구도 직업도 없었다. 그는 그 시기를 ‘암흑의 10년’이라고 부른다. ‘암흑의 10년’은 유소년 시절부터 기분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자랐던 그가 뜻하지 않게 빠져든 함정이었다. 이전에는 혼자 있으면서 고독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균형을 잃고 위태로웠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암흑의 10년’이 그에게 없었다는 지금의 그는 있었을까?
그는 고독을 극복하면서 단독자(單獨者, 현대인은 자신의 자유와 주체성을 버리고 집단 속에 묻혀 자기를 잃어간다. 그 전체, 즉 집단의 반대편에 서는 존재를 키에르케고르는 ‘단독자’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임을 자각할 수 있었고, 오로지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말하는 ‘혼자만의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혹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을 좀 더 갖자는 의미이다. 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지적인 생활이야말로 누구나 경험해야만 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다.
그는 혼자 있는 10년을 자신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목표한 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공부에 몰입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묵묵히 쌓아온 내공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이러한 체험을 사이토 교수는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장은주 옮김, 위즈덤하우스)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그가 보기에 혼자만의 시간은 스스로를 단련하는 시간이나 에너지를 기술로 전환하는 시간이다. 흥미롭게 재능이 많은 사람일수록 혼자일 때 자신이 이루어야 할 세계를 생각한다. 즉 혼자만의 시간에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재능의 증거이기도 하다. 그는 젊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습관을 들이라고 강조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혼자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세계를 즐길 수 있다면 40대, 50대, 60대가 되어도 충실한 날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즐겁고, 혼자가 되어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젊을 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습과, 즉 고독의 기술을 익혀둬야 가능한 일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과 잘 사귀면서도 혼자일 때 나 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낸 것이 어른이 가질 수 있는 이상적인 고독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기 안의 샘을 파고, 지하수를 퍼 올려야 한다. 자유롭게 내면에 축적된 내공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혼자여도 괜찮다’는 당당함이 여유로움과 안정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사이토 교수는 먼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보라 한다. 그 방법은 세가지ㅡ1. 자신을 돌아본다 2. 교양을 쌓는다. 3. 일기를 쓴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로 1. 눈앞의 일에 집중한다. 2. 원서를 읽거나 번역을 해본다. 3. 독서에 몰입한다. 세가지를 제시한다. 자기 긍정의 힘을 키우고 버려야 할 감정은 빨리 흘려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나만은 내편’이라는 생각을 잃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흘려보내야 할 감정은 빨리 흘려보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상처 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마음이 둘 곳이 없어 괴로울 때는 지금 자연의 품에 안겨 있다고 상상하자. 그때 사람은 고독하지만 풍요로워질 수 있다.
그는 또 몸의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고독에 삼켜져 세상에 공격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먼저 마음의 상태에 영향을 주는 몸의 상태를 점검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나는 무엇을 얻는가?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우울해지더라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볼 수 없었던 것을 혼자일 때 보게 된다. 그리고 혼자일 때 성장한다. 그것도 비약하여. 그러니 혼자 있으라.

혼자인 시간을 피할수록 더 외로워진다. 군중 속의 고독이 현대인의 일상이지 않는가. 혼자 지하철을 타 보면 잘 안다. 혼자일 때 어떻게 보내느냐가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속된 말로 성공하려면 철저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10년을 철저하게 혼자 보낸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조언이다.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