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종교, 과학, 예술, 의학 등 사회 전반 분야가 좌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 지구의 온갖 문제들 속에서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지금의 방향과 속도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가치, 새로운 문화를 위한 구상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부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연재되는 일지 이승헌 총장의 ‘지구경영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고민하는 삶과 시대적 문제에 관한 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들어가며 1. 공전(公轉) 하고 자전(自轉) 할 때

태양은 매우 신비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런 태양도 광대한 우주의 일부분이다. 우리는 지구가 있고, 태양계가 있고, 은하계가 있으며, 우주가 있음을 안다. 그 앎이란 무엇일까. 사실 지구, 태양, 우주는 모두 단어와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단어들이 의미하는바 자체를 아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으며, 인간 아니 나 자신에 대해서조차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은 한 조각의 지식에 불과할 뿐이다. 인류가 살아온 역사 속에서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면 변화하고 사라지는 인위적인 지식이다.

당신에게 지구는 어떤 의미인가. 지구에 온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의미를 알고 있는가. 지구에 온 보람을 느끼는가. 지구라는 생명을 지닌 별에서 인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창조주는 인간에게 지구의 모든 생명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구의 주인은 인간일까.

태양과 지구의 관계를 한 번 생각해 보자. 태양이 없다면 지구는 단 한 순간도 존재할 수 없다. 모든 생명의 뿌리가 태양에 있기 때문이다. 지구생명의 근원은 태양이자 빛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태양과 지구의 관계 속에서 지구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나고 자란다. 그 모든 생명 에너지를 인간이 관리할 수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구의 주인이 인간은 아니다. 인간도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지구에 와서 잠시 머물다 가는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자연이 지구의 주인인 것이다.

지구는 태양계의 다른 별들과 같이 태양 주변을 돌며 공전한다. 동시에 스스로 자전도 한다. 인류가 알든 모르든 관계없이 지구는 공전과 자전의 원리로 쉬지 않고 움직여 왔다. 그러한 공전과 자전의 원리가 우리 삶에도 존재한다. 우리 뇌에 공전과 자전에 대한 감각이 있다. 그래서 행성들의 움직임을 운행이라 한다면 우리의 삶을 여행이라 한다. 자전의 궤도와 공전의 궤도, 두 가지의 궤도로 여행하는 것이다. 자전의 궤도에서 머물다 공전의 궤도를 자각하게 되었을 때 소위 ‘철이 났다’고 한다. 공전하는 존재로서 자신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지는 대략 우리 몸의 에너지가 바뀌면서 오는 사춘기에 시작된다. 사춘기가 중요한 것은 호르몬의 변화, 성격의 변화뿐만 아니라 내면에 공전에 대한 자각이 생기면서 정체성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이전 아주 어렸을 적에는 자신만을 알아도 좋았던 시절이었다. 모든 상황이 항상 자기중심적이어도 부모와 주변에서 그것을 긍정하고 인정해 주었던 때였다. 그런데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나만이 아니고 전체가 있음을 느끼며 굉장한 스트레스의 삶이 시작된다. 과거에는 자전만 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전체를 알면서부터 주변을 의식하고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춘기에 시작되는 공전에 대한 자각이 삶의 원리로서 이해된다면 인생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불행하게도 지금 이 시대는 자신 안에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들로 알 수 있는 공전의 궤도를 어느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공전의 원리를 모른 채 모두가 어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홍익弘益은 공전이다.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함께 존재함을 아는 것이며, 내 자신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나와 연결되어 있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자전의 궤도로 살며 갖는 꿈이 있고, 공전의 궤도로 살면서 갖는 꿈이 있다. 자연의 법칙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러한 자신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자전만 생각하는 의식에 머무르다 공적인 큰 목적을 만나게 되면 공전의 여행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때 스스로 위대하고 큰 꿈을 가질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매우 놀랄 것이다. 지구경영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전이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뇌교육 창시자
국학원 설립자
한국인 최초 美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 작가
www.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