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글로벌 인성영재를 양성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전국 교사대회가 국학원(충남 천안 소재)에서 열렸다. 전국의 벤자민학교 교사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특별히 교사들의 성장스토리 발표대회가 있었다. 
 
매월 지역워크숍에서 학생들이 성장스토리를 발표하지만, 이번에는 교사들이 직접 나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체험한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솔직하게 공개했다. 
 
이날 발표대회에서 개인상 부문 대상은 대구학습관의 김다현 교사가 차지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끝까지 기다리고 사랑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김다현 교사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김다현 교사는 오래전부터 ‘뇌교육을 하는 대안학교에서 진로를 담당하는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진로라는 것은 그 아이의 꿈과 만나는 것이고, 꿈을 함께 얘기할 수 있다는 건 아이의 영혼과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 바로 벤자민학교였다.  
 
벤자민학교에서 김 교사는 자신과 똑 닮은 아이들을 만났다. 김 교사는 평소에 말이 없는 편이었고, 말을 하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아이들과 몇 달을 지냈는데 진짜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고개를 숙이고 반응이 없었다. 어디 가자고 하면 “왜 해야 해요? 안 가면 안 돼요?”라는 말이 먼저였다. 
 
그렇게 반응 없는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면서 김 교사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오프라인 수업 때 아이들이 오고 있는지 아닌지 항상 체크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었다. 가슴이 답답해서 눈물이 나오기까지 했다.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스스로 묻고 제 꿈을 다시 떠올렸어요. 그리고 힘들지만 다시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 기다리는 것, 사랑하는 것, 마음으로 안아주는 것, 그게 내 역할이구나! 마음으로 안아주니까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어요.”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학생들과 단체 사진 촬영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제공]

김 교사는 아이들이 반드시 변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3,4개월이 지나면서 아이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이 중에는 늘 지각하는 친구가 있었다. 오프라인 수업할 때도 중간에 도망을 갔다. 그런데 그 아이가 얼마 전 글로벌리더십 교육과정인 '지구시민캠프'를 갔다 와서 달라졌다. 
 
“요즘은 전화를 받으면 ‘네 선생님’ 하고 바로 와요. 수업이 끝날 때도 기다리라고 하니까 대견하게도 끝까지 남아서 “선생님, 무슨 하실 말씀 있으세요?” 라고 묻는 거예요. 그 순간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죠. 웃으면서 ‘그래 잘 해보자’는 말 밖에는.“  
 
한 아이는 부모가 준 상처로 인해 세상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었다. 항상 부정적으로 얘기하고 의욕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번 성장스토리 발표할 때 처음으로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학습관 친구의 소개로 화가 멘토를 만나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 교사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벤자민학교 선생님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 지난 9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전국 교사대회가 국학원(충남 천안 소재)에서 열렸다. [사진=김보숙 기자]
 
지난해 3월 개교한 벤자민학교는 세상을 학교 삼아 체험적 인성교육, 다양한 현장 진로 직업체험과 봉사활동, 멘토링 제도, 사회 참여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인성영재를 양성하는 고교 1년 과정의 대안학교이다. 450여 명의 벤자민학교 2기생들은 전국 16개 시도학습관에서 약 150명의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