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지 이승헌 총장이 율려콘서트에서 특별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전은애 기자]

이국적인 붉은 바위산을 배경으로 낯선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진다. 금속 현을 가진 가야금 같기도, 눕힌 채로 치는 하프 같기도 하다. 악보도 없고 정해진 박자도 없다. 그저 손이 가는 대로, 그저 생명에 반응하듯 현을 퉁겨낸다.


일지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의 율려콘서트가 지난 10일 저녁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에서 열렸다. 생명의 법칙인 율려(律呂)를 주제로 한 콘서트인 만큼, 정해진 틀이나 한계는 없다. 고동치는 생명의 율려에 반응할 뿐이다.

이 총장은 “오늘 여러분이 보고 듣는 것은 음악이 아니고 율려”라며 "율려는 인류가 세상에 존재하기 전부터 있었던 생명 그 자체이니 오늘은 생각, 의지, 철학을 내세우기보다는 ‘반응’하기 바란다”는 말로 콘서트를 시작했다.

▲ 일지 이승헌 총장의 율려콘서트 [사진=전은애 기자]

이 총장은 지난 2009년 8월 15일 미국 뉴욕 맨헤튼의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브레인아트페스티벌(BAF)’을 열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만을 위한 공간인 라디오시티 무대에 호스트로 올랐던 이 총장은 “뇌를 알면 인생은 예술이 된다”며 예술의 한계를 넘어 모두 안에 있는 예술성을 일깨운 바 있다.

이날 율려콘서트에서도 이 총장은 새로운 차원의 예술을 펼쳐냈다. 그는 “자연이 우리의 실체인데,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자기가 자연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로 살아간다”며 “이를 알리기 위해 율려콘서트를 하게 되었다. 보는 이에 따라 체조도 되고, 명상도 되고, 예술도 된다”며 자유로운 생명을 선보였다. 인디언 피리부터 큰 북과 놋그릇 악기 등 무대에 오른 다양한 악기만큼이나 다채로운 음악이 무대를 채웠다.

이 총장은 “나는 악보에 관심이 없다. 대신 소리에 집중해서 뇌로 소리가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반응할 뿐, 자연이 듣고 자연이 치는 것”이라며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반응하면서 몸과 마음이 힐링되고 편안해지면 면역력이 강화되어 건강해지고 바른 인성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 총장은 미국 하와이에 머물 당시 사흘 밤낮을 들었던 노래 ‘From a distance’, 그리고 뉴질랜드 대자연 속에서 우연히 듣고서 가사의 깊은 뜻에 매료되었다는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를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다. 노래에 맞춰 이 총장은 생명의 에너지를 듬뿍 담은 춤을 선보였다. ‘반응’하는 콘서트인 만큼 객석을 가득 메운 200여 명의 관객들도 함께 춤췄다.

▲ 생명의 에너지를 담은 춤을 선보이는 일지 이승헌 총장 [사진=전은애 기자]

특히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는 가사를 한 줄 한 줄 읽고 뜻을 풀어내기도 했다. 그는 노래 중 ‘커다란 내 바람이 꿈으로 남아도, 이룰 수 있는 건 그 꿈속에도 있어’라는 가사를 두고 “많은 이들이 내게 ‘어떻게 해야 창조적으로 살 수 있느냐’고 묻는데, 답은 ‘꿈’이다. 꿈이 있을 때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루고 싶고 하고 싶은 꿈 없이, 남이 시키는 일만 해서는 뇌는 창조성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꿈이 있다면 뇌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 총장은 “항상 나는 무슨 일을 하던 나에게 ‘이걸 왜 하느냐’고 끝까지 물어본다. 자꾸 스스로 물어야 집중하게 되고 창조성이 극대화된다”며 “'왜 하느냐’를 묻지 않고 그냥 하는 것은 주인이 아니라 노예와 같다. 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때 뇌가 작동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장은 한 번 더 ‘꿈’을 강조했다. 그는 “꿈이 있는 사람은 아름답다.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고자 하는 홍익의 꿈이 있다는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자 기쁨”이라며 “나의 이 꿈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마무리했다.

▲ 일지 이승헌 총장과 이만열 교수가 율려콘서트 무대에 함께 올랐다. [사진=전은애 기자]

한편, 이날 콘서트에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이만열 교수(임마뉴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도 함께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여름 휴가에서 책을 읽은 뒤 국무회의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책이기도 하다.

홍익 철학을 알리기 위해 지난 35년 한 길을 걸어온 이 총장은 이날 새로운 소식도 발표했다. 이 총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가치로 ‘홍익인간’ 정신을 꼽은 이만열 교수와 함께 글로벌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지구경영’을 주제로 한 책을 쓸 예정이다.

▲ 율려콘서트 오프닝 공연. (왼쪽 위 부터 시계 방향으로) 선풍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과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의 '아리랑 환타지'. 이숙인 교수의 플룻 연주. 최무량 군의 설장구. 가수 우순실 씨의 공연. 문규태 군의 대금 산조.

율려콘서트인만큼 이날 무대에는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이 함께 했다. 선풍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과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 국악밴드 보컬 권아신 씨가 즉흥연주로 꾸민 '아리랑 환타지'로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09년 뉴욕 브레인아트페스티벌에 '어린이 지구별 예술단'으로 참가했던 문규태 군(부산대 한국음악과 재학)의 대금 산조, 최무량 군(국립전통고 타악전공 재학)의 설장구 공연이 있었다. 플루티스트인 이숙인 글로벌사이버대 겸임교수의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플룻 연주, 가수 우순실 씨의 공연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