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와 공동주최한 '제1회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독후감 대회' 수상작을 매주 월, 수, 금 보도합니다.(▶▶수상 기사 보기 클릭)


- 우수 수상작: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장세훈 학생


최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며 100달러의 주인이기도 한 이 사람이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다니는 학교의 이름을 따온 사람인데 한 번쯤은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학교가 인성영재학교인데 이름을 따올 정도면 얼마나 인성이 모범적인지 알고 싶었다.

게다가 프랭클린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프랭클린 플래너이다. 프랭클린이 직접 만든 건지 아니면 그 사람을 본떠서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300년 전 사람의 이름을 아직 사용할 정도면 그만큼 시간 관리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든 적든 관리를 못 하는 나에게 중요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우선 프랭클린은 17남매 중 15번째,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정규교육을 받았지만 가난해서 2년 정도밖에 못 받고, 아버지 밑에서 비누와 양초 만드는 일을 했다. 선원이 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시고, 대신 육지에서 일을 계속 붙여주셨다. 이후에도 선원은 되지 못 했다.

솔직히 안타깝다. 학교에 다니면서 어릴 때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하고, 특히나 하고 싶은 것을 경험해 봐야 한다고 느꼈다. 아버지가 육지에서 하는 일을 붙여주신 것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정작 원하는 선원 일은 못 하게 한 것이 아주 안타깝다. 반면에 난 여러 경험을 할 시간도, 방법도 있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일이 없다. 내가 여기서 뭔가 원하는 것을 찾는다면 정말 가치 있는 삶을 찾을 것이다.

이후 프랭클린의 삶을 간단하게 줄이자면 그는 어릴 때부터 인쇄소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웠고, 필라델피아에서 살면서 인쇄소를 운영했고 그런데도 시간을 내서 전토(junto, 정치모임) 클럽이나 도서관 등을 만들어서 운영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13가지 덕목을 규율해서 항상 지키려고 노력했다. 완벽한 인격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많은 사람들을 지식인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또한 인격자로 만들기 위해 도서관과 전토클럽을 통해 헌신했다.

이 사람의 일생을 보면서 나는 보고 배울 점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대화법이다. 그의 얘기 중간마다 대화법이나 인간관계에 관한 일화가 많이 나온다. 먼저 콜린스와 말싸움으로 논쟁을 즐겼는데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논쟁에 빠지면 상대에 반대의견만 내세우고, 대화를 망치게 되며, 친구를 사귈 때 오히려 적개심만 일으키게 된다.

또한 프랭클린은 소크라테스 논쟁 법을 즐기다가 그만두었다는데,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고 본다. 좋지 않게 말하면, 상대방 의견의 허점이나 모순을 찾아서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는 건데, 나도 한때 그랬다. 어쩌면 아직도 그럴지 모르겠는데, 중학교 때 생긴 친구가 프랭클린처럼 논쟁에 빠져있었다. 프랭클린처럼 소크라테스 논쟁 법으로 한 건 아니지만, 말하는 방식은 비슷했다. 그는 매번 친구들의 말을 반대하면서 논쟁을 즐겼는데, 친구 관계가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 친구와 어울리면서 그의 말투와 말하는 방식이 옮아왔고, 어느새 나도 그런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을 사귀면서 내 말투가 안 좋아서 문제가 된 적이 많았다. 심지어 나와 말을 피하기도 했다. 그래서 대화법을 고치게 되었다. 지금도 약간은 그런 면이 있지만,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진 않고 농담으로 웃고 넘길 때만 그렇다.

또한, 배울 내용이 몇 개 더 있는데, ‘확실히’, ‘의심할 여지 없이’처럼 단정적인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표현 말고 겸손하게 말하면 내 의견을 관철시키거나 설득할 때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어머니께서도 나에게 단정적인 ‘무조건’, ‘절대’와 같은 표현은 줄이고 좀 더 부드러운 표현을 하라셨다. 사람이 하는 말마다 다른 파형이 있는데, 단정적인 말투는 대부분 격양되고, 날카로운 파형이 있다. 이런 표현들을 들으면 상대방도 모르게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쓰지 않도록 하게 하셨고,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된 적이 많았다. 사소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이다.

이 자서전을 읽으면서 군데군데 매우 가슴에 와 닿고, 중요하다 생각되는 말들이 많았다. 벤자민 보건 씨가 프랭클린에게 보낸 편지 중에 ‘학교나 다른 교육기관은 잘못된 원칙을 고수하며 잘못된 목표에 맞춰진 엉뚱한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습관이나 선입견이 형성되는 시기는 젊은 시절입니다. 직업, 목표, 결혼을 결정하는 것도 젊은 시절입니다. 따라서 젊은 시절은 인생의 전환기입니다.’라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이 중요하고, 중요한 만큼 교육도 젊은 시절부터 올바르게 해야 된다는 뜻으로 보이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시대는 다르지만 교육 현실은 비슷한 것 같다. 항상 지금 교육은 지식습득과 인성계발이 아닌 줄 세우기에만 매달려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거에도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내 꿈이 교육자인 만큼 현재 교육의 잘못을 바꾸고 싶다. 일단 힘 있는 교사가 되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요즘에 와서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 학교가 설립된 것도 그렇고, 최근 시범학교도 그렇고 조만간 바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프랭클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13가지 덕목이다. 어쩌면 이 때문에 유명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기 위해 13가지 덕목을 만들고 매일 실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조심하다 보면 얼떨결에 생각지도 않은 다른 실수를 저질렀다. 조금만 방심하면 나쁜 습관이 나타났고, 이성적으로 누르기에는 너무 강했다.’라고 했다. 그래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되겠다는 신념만으로는 실수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13가지 덕목을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위의 말을 인용하면서까지 강조한 이유는 매우 공감되기 때문이다. 내가 모난 성격에, 행동도 조심성이 없어서 늘 실수를 데리고 다녔다. 특히나 조심성 없는 행동은 아르바이트하면서 드러나게 되었고, 그에 따라 혼날 때도 많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한번 체크 표를 만들어서 쓸 생각도 하고 있다. 그가 지키려고 한 13가지 덕목은 절제, 침묵, 질서, 결단,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평정, 순결, 겸손 이렇게 인데, 나에게 와 닿는 부분도 있고 평소 내가 지킨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뜻밖에 있었다.

솔직히 대부분 나와 반대이다. 항상 배부름에 빠져서 판단이 흐리고 게으르다. 또한 쓸데없는 농담을 많이 하다 보니 내가 가볍게 보일 때가 많고, 늘 주변이 어지럽다. 나름 내 기준에 맞춰서 물건을 정리하지만 내 기준일 뿐이지 어지러운 것은 변함이 없다. 게다가 성격이 우유부단해서 행동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돈을 써야 할 곳, 쓰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지 못해서 낭비해서 큰돈을 모아본 적이 없다. 학원이나 학교 시간표에 의지해서 살다가 그것이 사라짐과 동시에 남는 시간들을 관리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 본다. 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인내심이 약해서 사소한 일에도 흥분할 때가 많다. 평정심이 부족하다.

하지만 평소에 지켜지는 면도 많다. 우선 일부러 남을 속이거나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다. 단지 실수가 잦을 뿐이다. 남의 이익을 가로채지도 않고, 인간관계를 우선으로 생각하여 남을 상처를 주는 일도 삼간다. 내 방은 어지럽지만 몸과 의복은 깨끗하게 한다.

장점보다 단점이 많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고 그 사람이 변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현재까지 행동을 평균적으로 생각한 것이라 항상 지키거나 어기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차근히 매일매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덕목을 분류하자면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평정에서 부족하다. 나머지는 평소엔 잘 지키는 것들이다. 특히 순결은 내가 다룰 일이 없는 내용이고, 겸손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판단해 주어야 한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딱히 좋을 것 같진 않다. 이제 지키는 일만 남았는데, 답은 책 속에 있다. 이미 효과를 본 방법인 만큼 프랭클린처럼 매일 하나씩 체크해보는 것이다.

이 자서전을 읽으면서 평소보다 생각이 많아졌다. 항상 작심삼일의 늪에 빠져서 변화가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내 인생에서 변화가 필요한 이 시기에 읽은 것은 타이밍이 좋았다. 게으른 삶을 멈추고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나아가야 할 시기인 만큼 나를 위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