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전 생애과정에 거쳐 수많은 역동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인간은 자신의 생애과정에서 환경적 조건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하고 오히려 환경을 변화시키거나 수정하기도 하는 능동적 주체로서 삶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인간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실패하여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문제 상황에 직면하여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경우 인간다운 삶의 질을 위협받게 된다. 바로 인간의 삶에서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상태, 다시 말해 '건강하고 행복하며 안락한 상태'를 우리는 '복지welfare'라 정의할 수 있다. 'welfare(복지)'는 '지내다, 살아가다'란 의미의 'fare'와 '만족스러운' 또는 '적절한'이란 의미의 'well'이 합쳐진 단어이다. 이렇게 볼 때 복지는 인간 개개인의 전 생애에 걸친 행복과 안정되고 바람직한 삶을 추구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 오화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교수
사회구성원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얼마나 건강한지는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을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육체적·정신적 안녕의 상태는 인간다운 삶의 질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들이다. 사회복지학자 머레이와 로페즈(Murray & Lopez)는 건강문제로 사회구성원들의 안녕(well-being)이 위협받을 때 사회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렇게 볼 때 개인과 환경 간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상태를 '안녕'의 상태라 할 수 있다. 또한 개인과 환경간의 조화는 육체적·심리적 건강을 통해 가능하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얼마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5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5)에 따르면 한국은 11개 세부 평가부문 가운데 교육과 안전은 OECD 국가 가운데 상위권에 포함됐으나 삶을 여유롭게 하는 각종 지표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36개국 중 33위였으며 ‘건강’ 31위, ‘환경’ 30위, ‘삶의 만족도’는 29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산다.

우울증과 스트레스의 증가는 정신건강에 적신호를 나타내는데 이는 성인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비만,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 역시 연령대와 무관하게 나타나며 특히 100세 시대라 하는 고령화시대에는 각종 노인성질환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스트레스와 우울증, 만성피로, 그리고 만성적인 통증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건강악화와 관련되며 역설적으로 “근대성의 이러한 징후들은 바로 눈부시게 성장한 의학기술조차 가장 다루기 힘겨워 하는 것들”이라고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기든스(A. Giddens)는 논한 바 있다.

그럼에도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되는 건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더 많은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양한 종류의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좀 더 유리한 정보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길 수 있는 여건과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것은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나’로부터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가장 좋은 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며 이는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 가능하다. ‘복지’의 출발은 사회구성원 각자가 희망이 있는 긍정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할 때, 그리고 이를 위해 건강을 추구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글. 오화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