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이 7월 28일 사실상 종식되었다고 선언하였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69일 만이다. 메르스는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혔다. 약 1만7천 명의 국민이 자택에 격리되는 불편을 겪게하고, 36명의 목숨을 안타깝게 앗아간 전염병이었다. 또한, 두 달여 동안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학교가 무더기 휴교령을 내렸다. 공연장과 극장에 관람객이 줄어드는 등 크고 작은 상가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메르스는 종결되었지만, 이렇게 국경을 넘나들며 왕래하는 시대에 또 다른 질병의 위협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건강을 위한 의료 제도는 물론 근본적으로 제 2의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면역력을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메르스 공포가 한창일 때 보건 당국은 '건강한 사람은 메르스에 걸려도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면역 작용 등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내고 공격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면역력이 약한 기저 질환자는 고(高)위험군에 올랐다. 신종 질환 뿐 아니다. 면역력이 약할수록 암, 폐렴 등의 질병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의 삶은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자외선, 스트레스 등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는 요소로 둘러싸여 있다. 보건 당국이 예방을 위해 국민의 면역력을 높이는 장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식습관을 개선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추천한다. 체내 유해한 성분을 없애는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섭취, 가벼운 운동으로 세포를 활성화하고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 이완하는 것도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면역력이 답이다>의 저자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특히 현대인은 스트레스로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길항작용을 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심신의 이완을 돕는 면역증강 체조를 추천하기도 했다.

보건 당국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으로 발생한 사태만 수습하려고 할 게 아니라, 사전에 각 기관과 기업, 지역사회에서 국민의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민 스스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도록 홍보를 해야 한다. 메르스가 남긴 비싼 교훈을 새겨듣지 않는 한, 국민 건강에 대한 위협은 언제 다가올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