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환학년제를 표방하며 작년에 출범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2기생을 대상으로 7월 초 특강을 했다.  벤자민학교는 중학교를 졸업한 고등학교 1~3학년 나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간 휴학을 하면서 본인의 꿈과 비전을 찾도록 하는 대안학교이다. 벤자민학교는 정기적인 워크숍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체크한다. 필자는 이번에 멘토 자격으로 워크숍에 초청을 받아 “21세기 대한민국이 원하는 인재상은?’이란 주제로 한 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특강에서 필자가 줄곧 얘기한 내용은 바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자였다. 너무나 많은 현대인이 생각하는 걸 싫어하고, 누군가 정해놓은 틀에 맞춰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현실이다. 필자는 생각하는 힘을 가진 청소년들이 훗날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인재로 성장하리란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 강의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는 “애플의 아이폰이 만약 100원이라면 그중 30원은 부품값이고, 5원은 부품을 매뉴얼대로 조립하는 사람들의 몫이며, 나머지 65원은 아이폰을 생각해내고 디자인한 애플의 몫이라고 한다. 여러분은 5원짜리 인생을 살고 싶은가 아니면 65원짜리 인생을 살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우리는 남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서 또 남이 하는 대로만 따라 해서는 결코 65원짜리 인생을 살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생각한다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믿어 질문한 것이다.

또 한가지 얘기한 것은 프랑스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소개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프랑스의 10대 후반 학생들에게 출제된 올해의 문제가 “예술작품은 항상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정치는 진실에 대한 요구를 피하는가?”,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인가?”, “나는 나의 과거가 만든 것인가?”, “개인의 의식은 그가 속한 사회의 반영일 뿐인가?”, “예술가는 이해할만한 무언가를 주는가?” 등이었다.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주제이면서 평소 깊이 있는 사색과 성찰이 없으면 제대로 답안을 채우기 힘든 문제들이라 생각한다. 특히 입시 위주의 암기식 교육에 익숙해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는 더더욱 힘든 과제가 아닐까 싶다. 

▲ 《생각한다는 것》고병권.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이미 지난 2010년에 ‘책으로 따듯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에서 여름방학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는 고병권 선생의 《생각한다는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철학은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철학이라는 말 자체가 깨달음의 학문이니 누구라도 철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생각하는 기술, 철학에 대하여 10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서 아주 친절하고 재미있게 안내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말대로 생각이 공부이고, 공부가 자유임을 느끼게 되고, 철학이 행복임을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저자로부터 시작된 ‘너머학교 열린 교실’ 시리즈는 계속해서 《기록한다는 것》,《읽는다는 것》,《느낀다는 것》,《사람답게 산다는 것》,《믿는다는 것》,《몸을 안다는 것》,《듣는다는 것》,《잘 산다는 것》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용이나 문체는 10대에 맞춰 쓰여 있지만 당사자인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자녀를 키우고 있거나 청소년 대상으로 교육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 청소년들과 대화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도 길잡이가 될만한 시리즈다. 시리즈 1권 <생각한다는 것>부터 시작해 관심이 생기신다면 시리즈물 모두 읽어보기를 권한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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