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 자녀만 키우는 가정이 많다. 예전에는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말이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1인 가구도 늘어나면서 대가족제도는 귀찮고 힘든 것이 됐다. 생활용품, 먹거리 등 날이 갈수록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생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DIY 제품이 인기였다. 수박도 한 덩어리가 아닌 조각을 내서 팔았다. 집안도 군더더기 없이 혼자 살기 딱 알맞게 되어 있다. 점차 우리나라도 이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남의 이야기같이 들렸지만, 이제는 우리의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엄마의 품에서 자신의 안정과 인정의 욕구를 충족하려 한다. 엄마를 보면서 밥을 안 주면 울기도 하고 뭔가 마음에 차지 않으면 떼를 쓰기도 한다. 아이는 성장하여 학교 선생님,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협력과 타협을 배운다. 학교에서의 관계가 사회로 확대되면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는 생활 속에서 역할을 달리하는 일종의 롤게임(Role game)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식습관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족이 다함께 모여 이야기하면서 식사하던 예전과는 달리 각기 다른 귀가 시간으로 혼자 TV나 스마트폰을 시청하면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명 '혼밥족',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식사하면, 몸속 장기들은 충분히 음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완되어 소화기능도 좋아진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TV 시청으로 식사에 집중하지 않으면, 혈액이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로 가는 대신 머리로 쏠려 소화기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영양분이 인체 구석구석까지 전달되지 않아 영양 불균형 상태를 초래한다. 최근 청소년 식습관에 관한 연구결과에서, 가족들과의 식사 빈도 횟수가 청소년 폭력성 및 과잉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5회 이상 가족과 식사할 경우, 1주일 1회 미만의 경우보다 청소년 폭력성과 과잉행동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우리는 핵가족의 편리함보다는 대가족의 미덕을 살려야 한다. 아이들은 가족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면서 자라야 한다. 가족 안에서 제대로 된 관계를 경험해보아야 한다. 그럴 때 학교생활이 원만해지고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 시도를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밥상에서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