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는 느낌도 없었다. 그래서 아플 거란 생각도 못 했다. 그렇기에 소리소문없이 들이닥친 아픔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이 서른에 맞이한 갑상샘암, 열정의 시기를 지나 원숙함으로 넘어가는 인생의 경계선에서 맞닥뜨린 암이란 존재가 그의 삶에 던진 화두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 인성교육강사 김미경 씨

그냥 좀 피곤했다. 젊었을 때보다 빨리 지친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3명의 아이를 2년 터울로 키워내는 일이 만만치만은 않았다. 어린아이들의 수면 패턴 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불면증이 생겼다. 그렇게 몇 년간의 고단함을 아이들이 커 나가는 모습으로 달랬다.

인성교육강사 김미경 씨가 건강검진을 받아봐야겠다고 결심한 건 중년여성을 위한 TV 건강프로그램을 보고 나서였다. 유방암 검사 차 들른 병원에서 생각지도 못한 병이 발견됐다. 바로 갑상샘암이었다. 평소 딱히 갑상샘에 이상이 있다고 느낀 편도 아니었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청천벽력 같은 소식으로 그는 모든 것을 멈추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저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했어요. 결혼 후 맏며느리 역할을 하다 보니 이런저런 일들로 고민이 많았죠. 가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처리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주위에 물어볼 생각도 못 하고 혼자서 모든 걸 끌어안고 살았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저보고 그러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라고. 왠지 그 말이 '이젠 좀 편하게 살아라'라는 말처럼 들렸어요."

인생을 수술받듯 갑상샘암 수술을 받고 그가 결심한 건 ‘건강해지기’였다. 여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요가를 찾던 중, 큰집 형님의 권유로 단월드에 발을 들이게 됐다. 수련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느낀 건 입회 후 일주일쯤 되던 날이었다. 누가 때리지도 않았는데 어깨에 피멍이 들고 빠지면서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몸에 힘이 생기니 마음도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 솔라바디 운동법 중 하나인 '접시돌리기'

그가 특히 즐겨 한 체조는 ‘접시돌리기’였다. 솔라바디 운동법 중 하나인 접시돌리기는 손바닥에 접시가 있는 것처럼 손 모양을 유지하면서 8자를 그리는 기체조 동작이다. 이 체조는 몸의 중심을 바로잡고 강화하는 코어(core) 운동 중 하나로, 관절의 회전운동과 전신 스트레칭, 근육단련이 동시에 가능하다.

“접시돌리기를 하면 복부, 허리, 허벅지, 괄약근까지 몸의 중심부위를 많이 쓰게 되니까 몸에 열이 금방 나요. 제가 제왕절개를 해서 허리가 안 좋았었는데 허릿심도 생겼고요. 나이가 들수록 허벅지 등 하체 근육이 약해지는데, 다리 근력이 좋아지면서 체력도 같이 좋아졌어요. 체력이 좋아지니까 감정조절도 더 잘 되더라고요."

건강이 좋아지니 가족들과의 관계도 더욱 원만해졌다. 주부에게 가장 힘들다는 김장철도 거뜬히 넘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대하는 그 스스로의 태도가 변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명력을 앗아가는 병으로 인생의 혹독한 대가를 치른 후 그가 몸소 얻은 건강 철학이었다.

"몸과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요. 몸보다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어렵죠. 하지만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방법이 영 없는 것은 아니에요. 마음과 연결된 몸을 먼저 움직여 보는 거에요. 어떤 운동이든 한 가지 정했다면, 매일 꾸준히 최선을 다해서 실천해보세요. 그럼 분명히 변화가 찾아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