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이 고향인 장지화 씨와 경남 함양 출신 조미실 씨는 청주교대에서 만났다. 캠퍼스 커플은 결혼으로 이어졌다. 올해로 26년. 장 씨는 경북 봉화 재산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조 씨는 경주 불국사초등학교에서 일한다. 큰딸은 직장인이 됐고 작은딸은 대학생이다. 자녀를 키우느라 갈등을 겪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서로의 성장을 돕는 관계로 바뀌어야 할 때. 지난 3월에 개원한 국학원 부설 행복가정인성교육원(원장 권영주)의 문을 두드린 이유다. 5차 캠프 중에서 3차까지 다녀온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부터 조미실 장지화 씨다. 학교에서 행복가족캠프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부부 제공)
 
캠프에 빠질 수 없는 이유?
 
장지화 씨(이하 장) - “부부끼리 대화를 한다지만 깊이 있는 대화를 하기가 어렵다. 1박 2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니, 같이 살아온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돌아보게 되더라. 26년 동안 하고 싶은 부분은 하고 안 하고 싶은 부분은 안 하고 그런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경상도 머스마(사내)라 무뚝뚝한 것도 있다.”
 
조미실 씨(이하 조) -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가 않다. 마음을 열고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과 통해야 다른 사람과 통할 수 있다는 마음을 얻었다. 가까운 사람은 단점이 더 잘 보이니깐 힘들지 않나? 당연히 저 사람이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장 - “서로의 성장 속도가 다른데, 내가 아내의 발목을 잡으려고 했다. 아무래도 여자는 가정적이어야 하고 남자는 사회생활을 많이 하니까. 그러한 부분을 못 놓다 보니까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 대화로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부부라기보다 그 이상의 관계가 된 것 같다.”
 
조 - “아이들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엄마와 아빠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캠프는 철학이 있다. 삶의 목적을 홍익에 두도록 한다. 가정부터 그러한 점이 세워져야 사회에 나가서도 실현한다.”
  
매일 전화하고 함께 운동하기
 
조 - “6월 캠프를 마치고 미션으로 솔라바디 5.5.5운동(접시돌리기, 발끝치기, 뇌파진동 매일 5분씩 하기)을 한다. 가족 카카오톡방에서 체크한다. ‘매일 전화 한 번씩 하기’도 있다. 큰 딸이 엄마 아빠는 캠프 다녀와서 열심히 하다가 며칠 지나니깐 왜 안 하세요? 라고 하더라. 우리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고 이야기하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캠프를 통해 가족 모두가 바라보는 한 가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장 - “아이들이 어릴 때는 괜찮았다. 큰 딸은 고등학교 1학년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대학교에 진학했다. 서로 떨어져 지내다 보니까 서운하던 부분이 있고 계속 챙기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차 캠프에서 편지를 읽고 울었던 이유) 아이가 사춘기 시절에 챙겨주지 못한 부분이 생각나서……. (편지를 들은) 아이들이 다 커서 그런지 쑥스럽다고 하더라. 딸이 한달에 1번 서울에서 경주 내려오면 같이 만난다. 된장찌개를 해주면 맛있다고 한다. 가끔은 떡볶이도 해준다.(웃음)” 
 
조 - 캠프를 통해서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 내면 깊이 이해하는 것이 되더라. 그동안 주부, 엄마로서 중시하다가. (남편이) 파트너로서 해야 할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번씩 만나면 낯선 느낌이 있었다. 이제는 많이 편안해졌다.” 
 
장 - “행복가정 프로그램은 학교에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외롭고 난폭한 원인은 가정에 있다. 우리 학교는 조손가족, 한 부모 가족 등 대부분 저소득층이다. 작년에는 외부업체가 들어와서 캠프를 해봤다. 그런데 즐겁게 지내자는 수준이다.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8월에 전교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인성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조 - “3차 캠프에서 강렬하게 느꼈다. 우리 가족이 모델이 되고 싶다. 또 경주에서 가족 단위의 캠프를 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