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최저임금 1시간에 6,030원.

▲ 2016년도 최저임금 시간당 6,030원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8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 5,580원보다 450원(8.1%) 인상했다. 이로써 1시간당 최저임금 시급은 6,030원이 되었다. 인상률은 2008년 이후 최대치이지만, 노동자도 사용자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상이 되고 말았다.

하루 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일당은 4만 8,240원, 월급은 126만 270원이 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인상으로 전체 근로자 중 18.2%에 속하는 저소득근로자 342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은 “2016년도 최저임금 책정에는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수준, 생산성 증가, 소득 분배를 기준으로 반영한 4.4%인상률에 현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의 소득분배 개선분 2.1%, 협상조정분 1.6%가 포함된 수치”라고 밝혔다.

다양하게 고려하여 내린 결론이라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만족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노동계는 ‘1만원 돌파’를 기대했다. 일부 노동계에서는 "당초 정부에서 임금 인상을 빠르게 실시하겠다던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기업계, 소상공인 측에서는 “심각한 경제환경 속에서 기업과 자영업자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이번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전했다.

그런데 정말 최저임금이 문제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012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OECD 평균이 46.7달러였다. 한국은 28.9달러로 끝에서 8위를 차지했다. 이는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최근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보다도 낮다.

반면 한국의 노동자 근로시간은 OECD 2위에 올랐다.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1,706시간으로 나타났다. 1위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무려 2,163시간을 일했다.

노동생산성과 근로시간을 함께 비교해보면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나라(한국, 터키, 헝가리, 멜시코, 칠레 등)가 근로시간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시간은 길지만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즉, 같은 시간을 일해도 창출해낼 수 있는 가치(생산성)가 현격이 낮다는 것.

지난주 언론을 통해 ‘하루 6시간 근무하는 출판사’가 보도되었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보리출판사인데, 이 회사는 아침 9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을 원칙으로 한다. 연간 근무시간은 1,417시간으로 노동생산성 최상위 국가인 덴마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회사는 3년 전부터 임금 삭감 없이 하루 6시간 노동제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매출이 3.9%나 늘었다.

비결은 ‘노동생산성’에 있다. 업무 시간이 줄어든 만큼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업무 집중도를 높였다. 직장에서 보내던 시간은 가족과 함께, 혹은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사용한다. 기업의 생산성은 물론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질도 함께 높아졌다.

최저임금 시간당 6,030원은 노동자도 사용자도 만족할 수 없는 금액이다. 노동자는 더 받기를 바라고 사용자는 덜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하다. 일하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일을 잘 하는 게 절대 아니다. 적게 일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정말 능률적인 것이다.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가 머리 맞대고 앉아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차원으로 생산성 증가에 대해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