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은애 기자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소비자는 1원이라도 싼 물건을 찾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음식에 있어서는 좀 다르다. 다소 비싸더라도 이왕이면 농약 뿌리지 않고, 유전자 조작되지 않은, 신선한 식품을 먹고 싶어 한다. 그래서 10원이라도 싸고 질 좋은 물건을 찾아 온갖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가격 비교를 하고, 대형할인점을 돌고 또 도는 것이다.

최근 국내 떡볶이 떡 판매업체 1위인 송학식품이 다량의 식중독균과 대장균이 발견된 떡과 면을 대형할인점과 유명 프랜차이즈업체 등에 고의로 유통시킨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보관 중인 2,500포대에서 화랑곡나방애벌레가 대량 발견되자 맹독성 살충제를 뿌려 떡을 만들어 판매했다. 또 대장균이 발견된 떡 2,700kg을 한 저소득층 지원 단체에 기부한 후, 기부금 세제혜택까지 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이 회사가 이런 식으로 지난 2년간 180억 이상 유통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문서까지 조작해 허위로 받았다.

그리스가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고, 국회에서는 원내대표 사퇴 문제로 논쟁이 뜨거워도, 어제오늘 검색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대장균 떡볶이'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만큼 먹는 것은 우리 생활의 큰 관심사이자 중요한 문제이다. 송학식품 뉴스를 접하며 마트 식품코너에서 선뜻 물건 담기가 어려워졌다. 도대체 내 눈앞에 있는 이 음식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 불안함이 엄습한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만 하는 물가에 한 푼이라도 싼 물건을 찾지만, 막상 너무 싼 물건을 찾아도 그냥 먹어도 괜찮은지 걱정부터 앞선다.

우리는 경제전문가도 아니다. 식료품점을 경영하지도, 식품 가공업자나 제조업자도 아니고 유통업자도 아니다. 또한 식품을 재배해서 판매하지도 않는다. 식품의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은 식품을 구입하고 요리하고 먹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과 함께 부정·불량식품을 척결해야 할 4대악으로 규정했다. 이제 겨우 메르스가 안정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정부는 강도 높은 단속으로 불량식품 업체들을 뿌리 뽑아 먹거리에서만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