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한국선도가 광복 이후의 오랜 쇠퇴 국면에서 벗어나 1970년대말ㆍ1980년대초 이후 선도수련문화의 형태로 새롭게 활성화되는 양상을 고찰한 연구이다.
광복 이후 서구화 추세 속에서 약화 일로에 있던 선도는 1970년대말·1980년대초에 이르러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서구화에 대한 반성적 분위기 속에서 동양명상법이 소개되었으며 이어 고유 전통으로서 한국선도가 부각, 많은 선도수련단체가 등장하고 선도수련문화가 대중화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계열로 ‘단학’이 있다. 근대의 선도가 대종교를 중심으로 민족종교의 형태를 취하였던 것과 달리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의 현대 선도는 수련법을 중심으로 하였으니 한국선도의 본령이 발현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선도수련단체들 중에서도 단학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선도의 상품화, 대중들의 참여, 선도의 현대화 등이 꼽히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일차적 요인은 ‘선도의 현대화’, 곧 고답적인 선도 전통을 현대인들에게 맞게끔 경신하였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무엇보다도 단학은 선도수련문화의 출발점이 되는 ‘선도 기학’을 현대화하였다. 한국문화의 원류인 홍산문화 이래 선도 기학의 요체는 모든 존재의 본질이자 우주의 근원적인 생명력인 ‘일기‧삼기’로서 삼국시대 이후 한국선도의 침체 과정에서 그 원의미가 잊혀지고 민속·무속 등 다양한 형태로 곡해되었다. 단학은 선도를 종교가 아니라 기학에 바탕한 수련으로 접근, ‘일기‧삼기’의 원의미를 되살려내고 또 ‘일기‧삼기’의 움직임으로 생겨나는 현상 물질세계의 생성과 회귀의 문제도 현대적인 개념과 논리로 풀어내었다. 선도 기학의 현대적 복원으로 인해 한국선도는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는 당연히 선도 기학에 기반하고 있는 ‘선도수련법의 현대화’와 맞물리게 된다. 선도 기학의 현대화라는 성과가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선도수련법이 현대화되었고 또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를 통해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학은 새로워진 선도 기학에 바탕하여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해가기 시작하였는데 대체로 1980년대 하단전 중심, 1990년대 중단전 중심,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단계에 이르러서는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뇌교육’의 형태로 현대화하였다.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 중에서도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시대변화를 수용한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0년대 선도수련법은 다시 ‘생명전자수련법’으로 변개되었는데 이는 앞서의 상단전 중심인 뇌교육 단계를 넘어선 총체적 수련법으로 선도수행의 요체인 ‘일기·삼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선도수련의 본령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형태이며 특히 양자물리학과의 접목을 통한 현대화가 시도되었다. 이처럼 단학은 선도수련법을 보급하되 시대변화에 따른 현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선도의 원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수련법을 경신해가는 유연성을 선도수련문화 대중화의 일차 요인으로 바라보게 된다.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는 자연스럽게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로 이어지게 되는데, 특히 2000년대 무렵부터는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선도수련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뇌교육은 뇌과학을 선도해가고 있던 서구인들에게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서 주목되었고 2010년대에는 생명전자수련법이 선도 보급의 새로운 매개가 되었다.
이상에서 1970년대말․1980년대초 이후 선도수련문화의 대중화‧세계화 양상을 고찰하되 특히 선도 기학 및 선도수련법 등 선도의 ‘현대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 보았다. 향후 좀 더 다양한 시각의 연구가 기대된다. 
 현대 ‘선도수련문화’의 확산과 ‘단학(丹學)’ 연재 순서

 <1> 선도의 현대화 단학

 <2>냉전 체제 하에서 남북 모두 선도의 민족주의 노선 거부

 <3>한국 선도의 본령 발현, 선도의 현대화

<4>기학적 접근법, 하늘(천)=밝음(빛)의 실체 밝혀내

<5>누구나 기감각을 터득하여 내면의 생명력을 찾도록 규격화ㆍ 표준화

 <6>'마음'보다는 '뇌'를 통한 보급, 생래적 신비주의 한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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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