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함께 보기] 클릭 ㅣ'인성영재의 모델' 벤자민 프랭클린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겠다는 무모하고도 힘든 계획을 세웠다.
어떤 경우라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완전한 삶을 살고 싶었다.
타고난 것이든 친구들 때문에 얻은 것이든 나쁜 성향이나 습관이 있다면 모두 정복하고 싶었다."

-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부자가 되기만을 바라지 않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되려 자신이 후세에 부자로만 기억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신 그는 '인격자'로서의 삶을 꿈꿨다. 머리에 하얀 세월의 곡절이 드러나고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 세운 목표가 아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혈기왕성한 20대에 '인격완성'의 꿈을 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나에게는 위대한 영혼이 있다. 단 하루를 살아도 나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고 싶다"는 뜻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일흔을 넘긴 벤자민 프랭클린은 자서전에서 인격자의 삶을 꿈꾸기 시작한 20대의 자신을 돌이켜 이런 글을 남겼다.

"나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고 있었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옳은 일을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가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조심하다 보면 얼떨결에 생각지도 않은 다른 실수를 저질렀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성장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 열일곱 남매 중 열다섯 번째로 태어났다. 학교는 2년밖에 못 다녔고 대신 열 살 때부터 돈벌이에 나서야 했다. 열일곱 살이 되어서는 집을 떠나 필라델피아에서 무일푼으로 삶을 개척했다.

그의 유년기는 무엇보다 생존이 시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치를 실현하는 삶'에 집중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행동가가 되기 위해 그는 13가지 덕목을 선정했다.

▲ 벤자민 프랭클린의 '13가지 덕목'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13가지 덕목을 모두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한 주에 한 덕목씩 집중하여 실천하기로 했다. 그렇게 '덕목 실천표'를 만들었고 그것을 매일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일일 계획표를 정리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시초다.

절제 침묵 절약 겸손 등 13가지 덕목 중에서도 벤자민 프랭클린이 가장 어려워한 것은 바로 '질서'였다. 스스로를 "질서에 관한 한 나는 구제불능"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일을 하는 그에게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모든 일은 때를 정하서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언제나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규율을 지키지 못해 덕목 실천표에 체크표시가 빽빽해질 때마다) 아주 괴롭고 속이 타들어 갔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실패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제 포기하고 그냥 만족하고 살까도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우화를 들어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대장간에 도끼를 날카롭게 손질하러 온 손님과 대장장이 이야기였다. 대장장이는 손님에게 "그리해줄 테니 숫돌의 바퀴를 돌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대장장이가 도끼로 숫돌을 힘껏 누르고 있었기에 숫돌 돌리기는 무척 힘든 일이었다. 이에 손님이 "그만하면 됐으니 그냥 도끼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결국, 나쁜 것을 버리고 좋은 것을 얻고자 할 때는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하다. 조금 해보고 힘들다고 하여 날이 무딘 도끼를 그대로 가져가서는 도끼질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아닌가.

▲ 《프랭클린 자서전》(한문화)에 소개된 벤자민 프랭클린의 시간관리 노트

그는 "가끔 내가 스스로에게 '극단적인 완벽함'을 강요하는 것이 일종의 도덕적 허영은 아닐까 생각했다"면서도 "내가 일흔아홉(자서전 집필 당시)이 되도록 더없이 행복하게 살아온 것은 쉼 없이 사소한 노력들을 계속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1795년에 나온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이 고전의 반열에 오르며 서양 자서전의 대표로 손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는 자기 삶의 목표인 '인격완성'을 이루기 위해 13가지 덕목을 선택했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스스로를 반성했다.

2015년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올해 초 자신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무엇을 선택했었는지 기억하는가. 절반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고 좌절할 것 없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다시 자신의 선택을 분명히 하고 실천하면 된다.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그러했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