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인성교육강사 600여 명이 천안에 모였다. 지난달 31일 국학원과 청소년멘탈헬스인성교육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5월 전국 인성교육강사 월례세미나’에서다. 이들은 세미나의 주요 발표를 메모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열공 모드’였다. 

▶ 인성교육의 가치와 방향 ‘홍익인성’에서 찾는다!(바로가기 클릭) 
 
부산 기장군에서 온 정연옥 씨는 “멀리서 오다 보니까 비용이나 시간상으로 힘든 점이 있다. 하지만 뭔가 하나라도 배워야하는 마음으로 왔다. 잘 왔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올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온 마윤홍 씨는 “다른 교육은 지루하다고 중간에 빠져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분은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라며 세미나의 진지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어떠한 강연이 펼쳐졌을까? 
 
▲ 사진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수정 한국뇌교육원 수석연구원, 박선규 경북국학원 교육국장, 권택환 대구교육대 교수, 김완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육부장(사진=전은애 기자)
 
첫 발제자로 나선 김수정 한국뇌교육원 수석연구원은 강연에 앞서 파트너 게임을 지도했다. 옆 사람의 손바닥 위에 검지로 콕콕 두들기면서 ‘두두두’라고 한다. 그러면 파트너는 마지막에 검지를 잡아보는 것이다. 순발력 테스트라고도 하는 것일까? 청중들은 마치 어린학생이 된 것처럼 웃으면서 게임에 빠져들었다. 경직된 분위기를 단숨에 바꾼 김 연구원은 ‘성공하는 학교인성교육 강사되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풀어갔다. 그는 청소년의 뇌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이해하라!
 
“청소년기의 뇌는 공사 중입니다. 아이의 뇌는 전전두엽의 부분이 성인처럼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충동적이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극히 당연합니다. 이상한 것이 아니에요. 아이의 뇌 발달을 이해하면 아이들과 잘 교감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인성교육은 정직, 성실, 배려 등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긴장되고 위축된 감정에 싸여있다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뚜껑이 닫힌 주전자에 물을 넣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아이들의 뇌는 정서적으로 이완되어야 제대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뇌체조, 호흡명상, 사랑합니다 인사, 사랑주기(러브핸즈), 공부하는 목적 구호 외치기, 홍익생활 실천을 안내했다.
 
특히 인성교육강사로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배려하라는 점이 주목됐다. 
 
“(교실에서) 뇌체조를 지도할 때는 아이끼리 부딪치지 않도록 공간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또 의자나 집기 등에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해주세요. (특히) 아이들이 동작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먼저 인정해주시기 바랍니다. ”
 
소통하라!
 
김완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육부장은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안 된다”라며 “내가 손을 내밀면 아이도 손을 잡아주는 강사가 되라”고 말했다. 그는 ‘생생학교 인성교육 현장 속으로’를 주제로 학생과 소통하는 방법을 전했다. 
 
“아이들의 90%가 ‘인격적이고 자상한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강사로서 첫 번째는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는 거예요. 학생들은 12년 동안 ‘야, 거기, 너, 안경’ 이렇게 불려요. (강사가) 우리 친구 000라고 불러주면, (학생은) 저요?라고 반응이 달라요. 관계를 맺을 때 (학생들은 강사에게) 집중합니다.”
 
김 부장은 사전준비가 철저했다. 강의에 앞서 학생들의 이름을 확인한다. 남자와 여자 어느 쪽이 많은지를 본다. 음악시설도 점검한다. 
 
그는 멋진 강사가 되는 필수조건으로 ‘라포형성’을 강조했다. 라포(rapport)란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며 감정적으로 친근함을 느끼는 인간관계를 뜻한다. 학생과의 만남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자기소개 1분이다.
 
“영화도 5분을 보면 끝까지 볼지 말지 결정합니다. (강사의) 1분 인사가 강의를 결정해요. 자신을 관찰 해보세요. 영상으로 찍어서 봐도 좋아요. 여러 사람 앞에서 자꾸 해보면 됩니다. 한 번 멘트를 써보고 자신감 있게 나올 때까지 연습을 해보세요.”
 
두 번째는 ‘3yes 질문’이다. 학생들이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라는 것. 예를 들어 ‘밥 먹었니?’, ‘3반이니?’ 등이다. 세 번째는 레크리에이션이다. 김 부장은 “여러분이 잘하는 거 2가지만 준비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어른이 아닌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지도할 것과 학생이 고학년과 저학년에 따라서 강의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 지난달 31일 천안에서 ‘5월 전국 인성교육강사 월례세미나’가 열리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전은애 기자)
 
도전하라!
 
권택환 대구교육대 교수는 ‘인성과 창조성은 하나! 국학 뇌교육 특강’에서 “문제해결의 창의력과 지혜는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고 의지와 신념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전북 완주군에 사는 차사순 할머니가 950번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합격한 이야기를 했다. 
 
“인지대만 5백만 원이 들었고 (시험을 보기 위해) 교통비와 식비가 2천만 원 이상 들었습니다. 집에 가보니 ‘반드시 합격’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할머니 사진을 보면 950번을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힘들 때는 ‘너는 아직 950번도 안 했잖아’라고 말하는 것 같으니깐요.(청중 웃음)”
 
박선규 경북국학원 교육국장은 “나의 브랜드는 대한민국입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다”라며 “우리의 교육에서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 조직마다, 공동체마다, 나라마다 정체성이 있다. 대를 이어 상속할 정신문화는 국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를 주도하는 유대인들의 성공비결로 정체성 교육을 예로 들면서 인성교육으로서 국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김다한 씨는 “교육생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좋았다”라며 “950번 도전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정도는 (강사로서) 도전해야 감이 오겠다고 생각했다.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