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밖에서는 좋은 말들을 하지만 집에 오면 평소 쓰던 말들을 하게 된다. 한 번씩 우리가 말다툼을 하면 딸이 불안해했다. 자기 때문에 싸운다고 생각하고 힘들어하더라. 부부간에 대화가 어긋나서 싸운 거였는데 말이다."

서로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결혼생활이 말처럼 마냥 쉽지만은 않다. 달콤한 신혼기를 지나 중년기로 들어서면 나와 다른 상대의 모습이 보이기 마련. 성격이나 말투, 생활방식 등의 차이로 일상 속에서 부딪침이 생기고 이는 종종 부부싸움과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행복가정인성교육원 캠프를 이수한 김성호ㆍ고영주 씨 가족 [사진제공=김성호]

김성호 씨(50)와 고영주 씨(47) 부부 역시 그랬다. 부부 사이가 가정의 분위기를 가장 크게 좌지우지하는 만큼,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격 차이로 빚어진 갈등을 풀어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나는 성격이 굉장히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편이다. 딸 아이도 내 성격을 닮았다. 반면 아내는 내성적인 편이라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대화하면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 그 간격을 좁히기가 힘들었다.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쌓였다가 터지면 상처를 주고받기도 했다."

김 씨 부부에게는 변화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부부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우리 가족은 어떤 행복을 원하는가' 등 서로를 깊이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간 말이다.

때마침 가족인성 전문기관인 행복가정인성교육원에서 캠프를 이수할 가정을 모집했다. 김 씨는 "서로 소통이 잘 안 되어서 불만들이 있었지만 드러내지 않았었다. 부딪치는 게 싫어서 피했던 것 같다"며 "가족이 하나 될 수 있는 행복을 찾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복가정 캠프는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평상시 얼마나 가족들과 피상적인 대화만을 하며 살아왔는가를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누구보다 가족을 잘 알고 있다', '이 사람을 이렇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상대의 관점도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아이가 캠프에 다녀온 우리 부부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엄마와 아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것 같았다. 1차 캠프 후 한 달 동안 모든 것이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서로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보인다. 예전 같았으면 이야기하면서 부딪치는 감정들을 그냥 넘어갔을 텐데 지금은 그런 부분들을 서로 피드백하면서 정리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요즘 김 씨네 가족은 캠프 후 '서로 의견을 낼 때 긍정적으로 리액션하기', '퇴근하고 돌아오면 나와서 인사하고 안아주기', '한 달에 한 번씩 아이가 원하는 문화생활 같이하기', '두 달에 한 번씩 다함께 사회봉사하기' 등 생활 속에서 행복한 가정문화를 실천하는 미션을 수행 중이다.

김 씨는 "가족은 하나의 팀과 같다. 부부가 팀워크가 맞아야 좋은 방향으로 시너지를 내며 잘 갈 수 있다"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다. 부부간의 대화는 소통의 키(key)다. 대화를 통해 공감을 잘 이끌어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