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매일 밤 냉장고 앞을 서성이는가?
유독 밤마다 배가 고픈 이유, '뇌'에 있다

자정에 가까워진 시각. 이제 누워서 자면 된다. 그런데 가만히 누워 잘 수가 없다. 어째서? 배가 너무 고파서다. 뭔가에 홀린 듯 버릇처럼 냉장고 앞을 서성인다. 간단히 뭐 좀 먹을 게 없을까.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늦은 밤 별안간 배가 고픈 것 말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간단히' 먹으려 하지만 항상 당신이 예상한 것보다 '더' 먹고 만다.

늦은 밤 야식을 찾게 되고, 생각보다 더 먹게 되는 이런 현상에 뇌과학이 숨어있다.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은 <브레인 이미징과 행동(Brain Imaging and Behavior)> 저널을 통해 "뇌에서 음식에 대한 만족감을 관장하는 영역이 밤에는 낮만큼 활성화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과학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s)을 사용해 사람들이 낮과 밤에 고열량 음식과 저열량 음식을 먹을 때 뇌에서 반응하는 정도를 측정했다. 특히 고열량 음식일 때, 낮 동안에는 뇌에서 발화가 강하게 일어나지만, 저녁에는 강도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람이 밤에 음식을 먹을 때 낮과 같은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낮보다 더 많은 양을 먹는 경향이 있었다"며 "배고픔은 낮보다 밤에 더 크게 작용해서 사람들은 밤에 음식에 더 집착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리얼 푸드 리얼 라이프》의 저자 영양사 베스 워렌은 "밤에는 영양이 풍부하지 않은 음식을 과식할 때가 많다"며 "사람들은 대개 달거나 짠 감자 칩을 먹으면서 마음에 안정을 찾곤 하지만 결국 과하게 먹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원래 생리적으로 저녁 시간에 더 많은 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도록 프로그램되어있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