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5월 8일부터 30일까지 성북동 일대에서는 성북동을 기반으로 한 미술관, 갤러리, 대안공간, 문화예술거점 가게, 예술가들의 축제 '성북예술동'이 열린다. 이는 ‘문화다양성’이라는 주제를 걸고 열리는 '성북문화다양성축제 2015 누리마실'의 하나로 진행된다. '성북 시각예술 네트워크'의 첫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성북 시각예술 네트워크'는 역사적으로 문화예술의 층이 두터운 성북동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성북 미술 생태계를 조명하고, 다양한 시각예술 기반의 프로젝트를 도모할 목적으로 2014년 12월부터 시작된 모임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성북예술동: 봄, 거님, 만남'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어 다양한 전시와 체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봄은 본다는 것이다.  성북예술동의 전시로, 성북예술창작터를 비롯한 10개 미술 기관들의 전시인 '예술동 미술관', 동네 서점을 비롯한 문화예술 거점 가게의 여덟 가지 이야기인 '예술동 가게', 유휴 공간 및 길거리 재해석 프로젝트인 '동네공간 다시보기'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성북예술동 작가들이 치안센터 주변 공간을 재해석하여 의자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주목할 만 하다.

▲ 성북예술동전 'Alfred23 Harth_성북동BottleDryer_성북동에서 발견한 레디메이드 오브제들_높이60x지름30cm_2015' <사진=성북문화재단>

'성북예술동 의자 프로젝트'는 길거리 및 유휴 공간을 돌아보고, 작품을 통해 그 공간을 재해석해 보고자 시도한다. 1970년대에 지어 낡은 건물인 성북 1 치안센터 앞 공간에 서 있는 나무가 이 프로젝트의 단서를 제공했다.  이 나무에는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이 주신 묘목이라는 내력 설명과 함께 “지나가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쉬어가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쓴 안내판이 달려있다.  실제로는 그런 공간이 되지 못해 이에 착안하여, 의자를 설치하여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자 하였다. 더불어 작품으로서의 의자를 통해 가까이에서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자 했다. 성북예술동 작가11명이 이 공간을 수차례 답사하여 아이디어를 얻었고, 다양한 의미와 형태를 가진 의자를 만들어 이곳에 설치하였다. 작가들이 만든 이 의자들과 공간, 그리고 이 공간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을까? 

 임시 성북예술동사무소로 변신한 성북예술창작터의 전시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이곳에서는 성북예술동의 역사, 미술기관 소개 및 관련 자료, 주민들의 이야기 등을 아카이브 전시하여, 성북예술동을 한눈에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 잔꾀팀 SIMPLEe parking_혼합재료_230x500cm_2015. <사진=성북문화재단>

성북예술창작터 1층에서는 성북예술동의 연대기를 주요 사진들과 함께 전시하고, 예술동미술관 10개 기관의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영상 및 기관들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도록 및 포스터 등을 모아 성북예술동 기관들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2층에는 성북예술동 주민들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오브제 33개와 관련된 이야기들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성북예술동展'을 통해 성북동을 중심으로 커가고 있는 예술생태계를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성북동 예술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기관들과 예술가들의 네트워크가 가시화된 첫 전시이자, 앞으로 이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나갈 다양한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거님은 성북예술동 전시 공간 투어하는 프로그램으로, 행사 기간 중 주 2회씩 운영하며 5월 29일(금)에는 특별히 밤마실이 준비되어 있다.
만남은 작가 오픈스튜디오, 네트워크 파티 등을 통해 성북예술동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세 가지 카테고리는 모두 지역이라는 공간에서 예술이 어떻게 접속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며, 예술가와 주민을 새로운 주체로 탈바꿈시키고, 상업적 공간 혹은 죽어 있는 공간을 삶이 흘러 다니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그 과정에서 예술은 스스로 변화할 뿐만 아니라 문화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대중의 일상 속에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성북 시각예술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에서 예술이, 그리고 예술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근본적인 고민을 던지는 출발선이 될 것이다.

성북예술동展 개요

■ 전시 기간: 2015년 5월 8일 – 6월 21일 (오픈파티 : 2015.5.14.(목) 18:00- 20:00)
■ 전시 장소: 성북예술창작터

■ 참여 기관: 갤러리 버튼, 갤러리 호감, 드로잉스페이스 살구, 성북구립미술관, 성북예술창작터, 스페이스 오뉴월, 아트스페이스 벤, 캔 파운데이션, 17717, 프로젝트 갤러리 정미소
■ 참 여 자: 강민경(아뜰리에 무지개), 김민경(마미공방), 김상국(대지를 위한 바느질), 김선문(17717), 김소담(작가), 김정은(오디너리 북샵), 김주형(작가), 김혜진(작가), 김혜진(혜윰한복), 나비다(느낌가게), 류혜경(작가), 서준호(스페이스 오뉴월), 소자이씨(느낌가게), 신예진(작가), 양수비(그린랜드 인 블루), 오제훈(작가), 유영봉(서울괴담), 이리라(작가), 이보람(작가), 이섬(작가), 이수경(갤러리 호감), 이순주(작가), 이승민(작가), 이안리(작가), 이익태(작가), 이지윤(성북예술창작터), 이혜정(작가), 임경민(스페이스 캔), 잔꾀팀(작가), 장윤규(건축가), 장유정(성북예술창작터), 정기엽(작가), 한관희(친구네 옥상), Alfred 23 Harth(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