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때로는 암과 같은 큰 병을 완치한 후, 이전보다 훨씬 더 멋진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병에 걸린 원인과 이유를 찾고, 기존과는 180도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보다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말이다.

▲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 (예담)

이번에 소개하는 책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는 병이 우리 내부에 긴장감을 감돌게 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문제의 근원을 되돌아보게 하는, 어쩌면 '반가운 손님'과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니 이 무슨 허무맹랑한 말인가? 그동안 병은 무척 해로운 것으로 여기며 아프지 않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현대의학은 발전하고 또 발전해 100세를 거뜬히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느끼는 찌르는 듯한 편두통이 왜 일어나는지 알려주지 못한다.

저자이자 치유심리학자인 기 코르노는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를 통해 궤양성 결장염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관절염, 비행기 추락사고, 우울증 등의 병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 환자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모순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병은 우리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마음의 여유를 잃고 일상 속의 작은 행복들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을 때, 병이란 존재는 소리 없이 우리를 찾아온다. 감기에 걸렸을 때, 매일 오후 찾아오는 두통에 우리는 무엇이 원인인지 돌아보게 되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병은 하나의 생명체처럼 존재하며 나에게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내면을 되돌아볼 것을 요구한다.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는 결국 심리적 갈등이 나를 아프게 하며, 모든 육체적 병의 원인은 '견딜 수 없는 심리적인 갈등'이라고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갈등이든, 상상에 의한 갈등이든, 잠재적인 갈등이든 간에, 모든 갈등은 뇌에서 같은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육체적 증상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아가 전달하는 무의식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뜻한다. 자아의 무의식적인 부분은 의식의 움직임에 참여할 권리를 얻지 못해, 억눌린 상태에서 병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기 코르노 ㅣ 강현주 역 ㅣ 예담 ㅣ 308쪽 ㅣ 1만 3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