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집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불필요한 것들에 신경 쓰지 않고 선택한 것에 가능한 자원을 모두 투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인지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샛길로 빠지지 않는 것과 같다. 집중을 했을 때만 신경가소성이 발현된다는 연구도 있다. 그리고 '훈련'을 많이 하면 초행길을 갈 때처럼 헤매지 않고, 익숙하고 능숙해지도록 학습과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지식을 공유하는 공개강연회 TED에서 생각의 힘에 대한 명강연을 펼쳤던 조 디스펜자는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라는 책에서도 이것을 강조했다. 선택하고 집중하면, 신경가소성도 더 잘 발현된다. 훈련은 새로운 회로를 만들거나 이미 존재하는 것을 수정하는 것이다. 학습과 연습을 반복하면서 그 회로를 강화한다.

▲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글 <내 맘대로, '뇌' 맘대로> 프로젝트를 DAUM 뉴스펀딩에서 진행하면서 그 기금의 일부를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 기부한다고 했었다. 벤자민학교의 멘토로서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학교에서 시키는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선택하고 집중하면서 변화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감명 깊었기 때문이다.

벤자민학교 1기 양성훈 군(18세)은 원래 중위권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이었다. 우주 과학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확실히 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문득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홍익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세웠는데, 스스로 그 꿈이 허황되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제 꿈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었습니다. 대통령을 할까? 연예인을 할까? 하며 흔들렸죠.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고서 기업 CEO인 멘토님을 만났는데, '꿈은 날 버리지 않는다. 버리는 건 나 자신이다.'라는 그 분의 말씀이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제가 대통령이라는 꿈을 확실히 선택하지 않은 것이더라고요."

양 군은 '파워 포즈'로 슈퍼맨이 되었다고 느끼듯,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택했다. 그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었다. 자신의 꿈을 정하고 더 훌륭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공부나 생활 모든 면에서 태도가 달라졌다.

학교 과정 일환으로 사회 체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는데, 양 군은 '청소년 아르바이트 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자신을 보는 눈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자고 생각한 그는 더 일찍 와서 열심히 일했고, 마침내 일하던 음식점 사장으로부터 '대학생, 주부 등 많은 아르바이트생을 써봤지만, 네가 가장 훌륭했다.'라는 말을 들었다.

▲ 벤자민학교 1기 양성훈 군이 지난해 제1회 국회의장배 중고교생 스피치토론대회 결선에서 스피치를 하여 고 있다(사진 = 강만금 기자)

양 군은 그 외 자기주도적인 공부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국회에서 개최된 '제 1회 국회의장배 인성스피치토론대회'에서 스피치를 했고, 국회사무총장상을 받았다.

"국회에서 열린 본선에 참가하면서 제 꿈에 더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들었어요. 이제 제가 선택하면 꼭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청소년부터 정말 행복한 국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내는 멘토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런 강의나 멘토링을 생생하게 받으니 저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겨요."(인터뷰 기사 링크 )

이렇게 어린 학생도 자신의 꿈과 목표를 '선택'하고 '집중', '훈련'하면서 자신의 뇌를 잘 활용하고 있다니, 참 대견하지 않은가?

이렇게 자신의 상상(선택)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데 있어, 특히 우리 뇌 전방에 있는 전두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산에서 서울 경복궁을 네비게이션에서 목적지로 찍고 출발했다고 생각해 보자. 가는 길에는 울산, 전주, 대구, 강원... 흥미롭고 아름다운 곳이 많다. 그러나 다 들리다가는 하루가 다 가도록 경복궁에 도착할 수 없을 것이다. 부산에서 서울로 바로 향해야 원하는 곳에 빨리 갈 수 있을 것이다.

전두엽은 이렇게 우리가 선택을 하면, 뇌의 다른 부위의 신경망이 활성화되어 방해받는 것을 줄여준다. 뇌의 총 사령관으로서 다른 부분의 기능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만으로 뇌를 훈련하려면 이런 방해 요소를 전두엽이 통제해줘야 한다.

9편의 (1)에서 언급한 실험에서 두 번째 집단은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라고 했었다. 이 집단의 뇌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전두엽이 통제를 하지 않았고, 집중과 반복이 없어서 같은 회로를 반복해서 활성화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전두엽은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현하여 진짜 피아노를 친다고 생각하게끔 한다. '생각으로 연습'을 하면 여기에 관련된 회로가 반복하여 활성화된다.(신경세포 전선에 전기가 흐른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함께 발화하면, 함께 연결된다'는 헵(Hebb)의 학습모델에 따라 서로 연결된다.(2편 참조)

이렇게 정신적인 훈련이 뇌를 변화시킨다는 연구가 또 많다. '타임'지가 2006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한 사람으로 지목했던 리처드 데이비슨 박사는 "훈련된 뇌는 훈련되지 않은 뇌와 물리적으로 다르다"라고 말했다.

리처드와 연구진은 한 가지 생각에 몰입하는 동안 명상 훈련을 한 사람과 아닌 사람들(대조군)의 뇌파를 정교하게 측정했었다. 명상을 5만 시간 이상 해왔던 몇몇 스님의 경우에는 전두엽과 뇌 전체에서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을 할 때 나타나는 뇌파를 관찰할 수 있었다. 반면, 대조군의 뇌에는 어떠한 패턴도 나타나지 않았다.

▲ 정신 훈련을 할 때 측정된 감마파. 오른쪽 막대에서 100으로 갈수록 높은 수치이다. 명상 훈련을 하지 않은 그룹(왼쪽)에 비해 했던 그룹(오른쪽)의 뇌에서 감마파가 극명하게 증가된 것이 보인다. (출처 = Lutz A, et al (2004 16 Nov) Long-term meditators self-induce high-amplitude gamma synchrony during mental practice. 101(46) : 16369-73.)

특히 전두엽의 활동이 대조군에 비해 극적으로 상승하였다. 실제 가장 오랫동안 명상을 했던 스님에게서는 굉장히 높은 수치의 감마파가 관찰됐다. 감마파란 뇌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질 때 나타나는 뇌파의 일종이다. 두뇌 훈련이 뇌에 실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 실험은 2004년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렸다.

뇌를 활용하는 것, 생각보다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뇌에 명확한 목적지를 입력(선택)하고 집중하여 반복하기만 하면, 뇌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마음대로! 뇌 마음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