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대지진으로 세계의 지붕이 무너졌다. 진도 7.8~7.9 규모로 한 전문가는 히로시마 원폭의 250개가 동시에 터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여진이 지속되는데다 산사태와 폭우로 구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망자가 이미 3천 명을 넘어섰는데, 영국에서는 이번 지진 사망자가 1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네팔의 지진이 예견되었지만, 최빈국 중 하나인 네팔이 이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지진보다도 부실 건축과 밀집으로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료시설 부족과 낙후된 시설로 사후 피해가 커질 수 있어 구호가 절실하다. 참혹한 자연재해에 현장과 인접한 인도, 파키스탄,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싱가포르, 호주 등 각국에서 구호와 지원의 손을 내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선발대 5명을 포함해 40여 명의 규모로 구호대를 파견하기로 하였다. 외교부는 현지에서 피해자 구명을 위한 탐색구조팀 일부를 우선 파견하고, 그 이후 구조대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물질적 구호 외에도 우리는 지구시민이라는 인식을 갖고 구호에 동참해야 한다. 이미 지구촌 한 곳의 시련은 우리와 분리된 지역의 아픔이 아니다. 일본의 원전 사고는 태평양 일대를 비롯하여 여러 국가의 수산물에 위험 경보를 내렸고, 라이베리아에서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미국 내 감염 공포를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전쟁 후 많은 나라의 원조를 받으며 성장했다. 현재 GDP에서 수출이 큰 몫을 차지할 만큼 이미 세계 각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문제에 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오늘날 경제성장국 반열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국민총소득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이 0.16%이다. 규모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OECD 평균비율인 0.30%에 한참 못 미치는 비율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공적 원조 의식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우리는 지구 위에서 같이 살아가는 운명공동체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지닌 지구의 구성원으로서 이 지구의 위기를 함께 자각하고 공감하며 해결해나가야 한다. 네팔 대지진을 지구적, 인류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철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피해지역 주민들이 하루빨리 구조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 네팔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작은 정성이라도 보내 구호에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