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번째 칼럼에서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대담집 <미움받을 용기>를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책이 필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는지 불황기 출판 시장에서 넉 달 만에 25만 부가 넘게 판매가 되어 공저자인 ‘기시미 이치로’의 기사가 신문에 난 것을 읽은 적이 있었다. 필자도 평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또 그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아들러 심리학에 단번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는데 고맙게도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인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이 올해 번역 출판되어 공부할 기회를 다시 얻게 되었다.

 

아들러 심리학은 ‘어떻게 살면 좋을까’에 대한 확실한 주장을 담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는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인지론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가 ‘어디에서’ 생겨났는가를 문제 삼는 원인론이 아닌 ‘어디로’ 향해 가는가를 중시하는 목적론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은 그 선택이 자신에게 ‘선’이 된다고 믿기에 그에 따르는 것이지 어린 시절부터 뿌리 깊게 형성된 트라우마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A이기에 또는 A가 아니기에 B할 수 없다”라는 말은 인생의 과제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인생의 거짓말’이라 단정 짓고 있다.

아들러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이거나 그저 밋밋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도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아들러 심리학을 책임을 묻는 엄격한 심리학이자 자신의 과제와 직면하기를 촉구하는 ‘용기의 심리학’이라 부르는 이유가 이해된다. 아들러는 행복의 세 가지 조건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첫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기 수용’, 둘째는 다른 사람들이 적이 아니라 친구임을 믿는 ‘타자 신뢰’,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존재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공헌할 수 있다는 ‘타자 공헌’이 그것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어 있다면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책 내용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왜 빨간 신호에 멈춰서야 하는가?”라고 미국의 운전자들에게 물었더니 70%는 “경찰이 잡으니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25%는 “내가 다칠까 봐”라고 응답했고, 나머지 5%만이 “나도 다치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지 보여주는 설문이라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 자신에게 어떤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어떤지 생각할 수 있다면 진정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이자 본인도 주변인도 행복하지 않을까?

자신과 타자가 상호 의존적이지만 결코 자기희생적인 방식으로가 아닌 형태로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아들러는 ‘공동체 감각’이라 불렀다고 한다. 바로 이런 ‘공동체 감각’을 깨우기 위해서도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 아들러 심리학을 아주 편안하게 소개해주고 있는 저자의 책을 따라가다 보면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다시 한 번 아들러 심리학 관련 도서를 추천하고 싶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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