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암산비와 벚꽃(사진=윤한주 기자)

천안의 취암산(鷲巖山)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주로 독립기념관과 국학원을 감싸고 있는 흑성산이 유명하다. 흑성산은 우리말로 ‘검은 성’을 한자화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색깔을 나타내지 않는다. 검이란 ‘크다’, ‘거룩하다’, ‘신성하다’라는 옛말로서 단군왕검의 검과 임금의 금과 통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단군산이라고도 불린다. 

▲ 취암산 벚꽃(사진=윤한주 기자)
 
취암산은 천안시 목천읍 응원리 일대에 있다. 이 산은 병천천과 곡교천의 분수령이 되는데, 산록에 용혈(龍穴)이라 부르는 천연동굴이 있어서 조선 시대에 가뭄이 들면 고을 수령이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 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1527년(중종 22)과 1531년(중종 26)에 전국적으로 가뭄이 있어 팔도 각지에서 기우제를 지내도록 하였는데, 그중 한 곳이 취암산이었다.『해동지도』(목천)에 취암산(鷲岩山)이 기재되어 있으며 『조선지형도』에는 목천읍 응원리와 환성면 용리의 경계부에 있는 산으로 취암산(鷲巖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 시민들이 취암산 벚꽃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국학원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 오르면 건너편에서 취암산이 잘 보인다. 노을이 질 때 마치 할아버지가 누워있는 형상처럼 비친다. 혹자는 단군할아버지의 모습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고도가 320m라서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가족단위로 충분히 등산할 수 있다. 등산로는 지산리, 교천리, 동우아파트, 고려신학 대학원에서 취암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기자는 동우아파트 코스를 권하고 싶다. 이곳에서 오솔길을 따라서 오르고 정상 부위의 바위에 걸터 앉으면 국학원을 비롯해서 주위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 천안 취암산에 활짝 핀 벚꽃(사진=윤한주 기자)
 
특히 봄에는 벚꽃과 목련 등 화려한 꽃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길를 걷으면 하늘에 눈이 내리듯이 꽃들이 흩날린다. 눈을 감고 쏟아지는 햇빛과 함께 꽃 명상에 잠겨도 좋을 것 같다. 개발된 곳은 아닌지라 의자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은 단점이다.
 
▲ 취암교로 보이는 취암산(사진=윤한주 기자)
 
■ 가는 방법(바로가기 클릭)
 
대중교통은 천안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독립기념관 가는 400번대 시내버스를 탄다. 신계리에서 내리고 국학원으로 1km 정도 들어가면 취암교가 보인다. 그곳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취암산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