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중요한 해마를 튼튼하게

운동은 뇌가 활발하게 하는 보조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직접적인 뇌의 변화도 만들어낸다.

운동은 해마의 신경 밀도를 증가시킨다. 신경세포가 빽빽해지면 기억의 효과도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장기 기억은 해마의 신경세포에서 정보를 전해 받는 수상돌기의 수와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젊은 쥐에게 4주 동안 달리기 운동을 시켰는데, 이 쥐의 해마 부분에 수상 돌기 수가 증가하였던 것이다(쥐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입니다만, 쥐 실험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얻고 있다).

시키지 않고 운동기구를 두어 자발적으로 운동하게 했을 때 더 많이 연결되었다.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해야 좋다는 것, 뇌에도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은 새로운 혈관이 자라게 도와준다. 혈관은 산소와 영양분을 우리 몸 곳곳에 전달. 빵빵한 연료 채널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특히 해마에 혈류량이 높아지면 그 부위 신경가소성에 영향을 주고 학습과 기억을 도와주는 것이다.

운동은 사실 해마 뿐 아니라 움직임과 관계된 뇌의 많은 부분, 대뇌의 운동 피질, 소뇌, 선조체 등의 혈관을 새롭게 만들고 튼튼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부위는 뇌 속의 정보가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관리하여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연결돼 있다. 우리가 어떤 동작을 할 때는 뇌의 한 부분만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위가 협조한다. 팀워크가 좋은 팀이 성과를 잘 내는 것처럼, 정보가 잘 전달되면 뇌의 기능도 원활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연구에 의하면, 중강도(최대 심박수의 약 60~70%) 유산소 운동을 한 회 20~30분, 주 3~5회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뇌에 좋다고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너무 가쁘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뛰는 정도이다. 특히 운동 정보가 72시간 후에 리셋 된다고 하니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어려운 지식을 습득할 수 없다. 혈액이 운동에 사용되느라 전전두엽 피질에서 빠져나가면서 인지 기능이 다소 둔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이 끝난 직후는 혈액의 흐름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다.

처음에 언급했던 네이퍼빌의 학생들이 수업 전인 0교시에 운동을 하고, 이어 공부를 했다. 자라난 신경세포가 연결이 잘 될 수 있도록 자극을 준 좋은 예이다. 그동안 우리가 운동이 '몸이나 쓰는 것‘으로 비하했다면, 이제 '몸을 쓰는 두뇌 건강법'이라는 것이라고 기억하자!

다음 편에는 인지 외 부분에서도 운동이 좋은 이유를 알아보고, 몸을 통해 뇌를 깨우는 방법도 알아보자.